역대 최악의 산불이 발생한 경북북부지역에 도움을 주려는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구호 물품 기부 뿐만 아니라 생업을 제쳐두고 현장을 찾아 도움을 주려는 봉사자들이 몰리고 있다.

31일 경북도에 따르면 31일 오전 현재 산불 피해 지역에 봉사활동에 참여한 인원은 1092명이다. 산불 발생 후 봉사 활동에 참여한 누적 인원은 6000명을 넘어섰다.

급식이나 주변 환경 정리 등을 위한 봉사자가 많다. 주민 대부분이 고령인 지역 특성에 역대급 속도로 번지는 산불을 피해 대피하는 과정에서 다치거나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았을 이재민을 위한 진료봉사나 심시상담 등도 봉사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대한적십자사와 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영남권트라우마센터, 정신건강복지센터 의성기초센터 등 4개 기관은 산불로 생활 터전을 잃어버린 이재민들을 대상으로 심리상담을 하고 있다.

대구시의사회(회장 민복기)는 경북도의사회와 협의해 전국에서 진료 자원봉사를 신청한 의사 100여 명을 배치하기로 했다.

지난 29일 경북 안동시 길안면 한 사슴농장에 산불에서 살아남은 사슴들이 까맣게 그을려 있다. 연합뉴스

광역단위 의사회뿐 아니라 안동시의사회와 의성군의사회 등 지역별 의사회도 각 자치단체가 마련한 이재민 대피소에서 무료 진료와 상담을 하고 있다.

대구한의사회도 경북한의사회와 함께 지난 29일부터 안동과 역덕 등 산불 피해지역을 돌며 진료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대한치과의사협회도 지난 29일부터 이동치과병원 버스를 활용해 진료봉사를 했다.

이 밖에도 고령의 이재민들이 대피소에서 단체 생활을 하다가 생길 수 있는 중증호흡기 질환 등 감염병 예방을 위해 도내 각 보건소에서 나온 인력이 방역 소독 등도 하고 있다.

불타버린 곳을 정리하는 현장에는 출향인사 등이 생업을 제쳐두고 찰아봐 손을 보태는 등 일상 회복을 위한 손길이 바빠지고 있다.

물품 지원도 줄을 이어 서울시내 5곳에서 매트리스와 구급키드6000여 점을 포함해 기분된 물품을 59만 점을 넘어섰고, 기부금액도 4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고향사랑기부 정성도 모이고 있다. 지난 28일 오후부터 경북산불피해지역 지자체들은 고향사랑기부 긴급 모금을 시작했다. 모금 개시 사흘 만인 31일 오전 현재 안동시에는 전국에서 4561명이 4억6800여만 원의 기부를 했다. 하루 평균 1억5000만 원 가량이 성금으로 모인 것이다. 이는 지난해 하루 평균과 비교하면 거의 150~300배 더 많은 금액이다. 청송군도 사흘간 1037명이 1억1700만 원을 기부해 하루 평균 4000만 원 수준을 보였다.

영양군에는 사흘간 1106명이 1억1300만 원의 정성을 보탰다. 적게는 5만 원에서 많게는 100만 원까지 전국에서 정성이 모이고 있다.

군 관계자는 “십시일반으로 우리 지역의 피해 복구를 위해 정성을 보내주신 국민께 감사하다”며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너무 멀어 앞으로 꾸준한 관심을 보여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