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허가 없이 부산에서 북한 원산까지 갔다가 다시 부산으로 돌아온 외국적 선박의 선장이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몽골 선적 화물 선박이 북한 원산항에 정박한 것을 촬영한 위성사진. 부산해양경찰서 제공

부산해양경찰서는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인도네시아 국적 선장 A 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8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2월 9일 부산항에서 몽골 선적 화물선(1517t)을 몰고 출항하면서 다음 목적지를 원양으로 허위 신고한 뒤 3일 뒤인 2월 12일 북한 원산항에 입항했다. A 씨는 3주 가량 원산항에 정박한 뒤 지난달 5일 출항해 8일 부산항으로 다시 입항했다. 선박에는 A씨를 포함해 인도네시아 국적 승선원 8명이 타고 있었다.

해경은 외교부와 국정원, 관세청 등 국가 유관기관과 협력해 이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부산으로 선박이 입항하자 직접 직원이 배에 올라 검사하는 ‘승선합동검색’을 실시했고, 컨테이너와 항해장비 등에서 가로세로 5㎝ 가량의 북한세관 봉인지를 발견했다. 북한으로 왕복했다는 선장 A 씨의 진술도 확보했다.

해경은 육류거래를 하러 북한으로 갔다가 거래가 불발된 것으로 분석한다. 배에는 부산항을 떠날 때 컨테이너 16개에 451ｔ 가량의 육류부산물(소와 돼지 닭의 힘줄 등)이 있었는데, 부산항 출항 때와 물품에 차이가 없었다.

선박에서 발견한 북한세관의 봉인지. 부산해양경찰서 제공

현행법에 따르면 외국 선박이더라도 남북한 간에 선박 등 수송 장비를 운행할 경우 통일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해경 관계자는 “승인받지 않고 북한을 기항한 것은 물론 관계기관에 출·입항지를 허위로 신고하는 행위는 국가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며 “해양 안보 침해 행위에 대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