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등을 살피고자 ‘창원NC파크 구조물 추락사고’(국제신문 지난 2일 자 2면 등 보도)의 원인을 밝히는 수사를 본격화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함께 현장 감식에 나서면서다.

구장에 설치된 ‘추모의 벽’에는 애도의 물결이 잇따른다.

8일 창원NC파크에서 구조물 추락 사고 현장 감식을 벌이는 경찰·국과수 관계자. 김용구 기자

경남경찰청 형사기동대는 8일 오후 4시께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 창원NC파크에서 서울·부산 등에서 온 국과수 관계자와 함께 감식을 벌였다.

이들은 사다리차, 드론 등을 이용해 구조물이 설치돼 있던 17.5ｍ 높이 창문 등에 접근해 접합 부위 등을 육안으로 확인했다.

구조물은 공기를 순환시키고 외관을 개선하는 목적의 ‘루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가로 260㎝, 세로 40㎝, 두께 10㎝의 길고 평평한 형태로, 무게는 60㎏에 이른다.

경찰은 이날 감식 결과를 토대로 설계, 시공, 관리상 결함 등 사고 원인을 규명할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창원시설공단과 구단 등 관계자를 상대로 책임 소재를 따진 뒤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적용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선 공학적인 부분을 파악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며 “언제 결과가 나올지 등은 아직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8일 창원NC파크에서 ‘구조물 사망 사고’ 희생자를 기리는 한 시민. 김용구 기자

이날 사고 현장 인근 4번 게이트에 마련된 임시 추모 공간에는 희생자를 기리는 방문객 발길이 잇따랐다.

철제 담장에는 ‘거대한 구조물이 떨어진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아무것도 모르고 목이 터지라 응원했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말조차 죄송하게 느껴진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등의 문구가 적힌 메모지가 가득했다.

대학생 김혜민(21) 씨는 “또래 친구가 예기치 않은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안타까운 마음에 방문했다”며 “부디 좋은 곳에서 편히 쉬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직접 구매한 국화를 바닥에 가지런히 놓고 묵념한 뒤 현장을 떠났다.

앞서 NC다이노스와 LG트윈스의 경기가 열린 지난달 29일 창원NC파크의 건물 외벽에 고정된 구조물이 떨어져 인근 매장 천장을 강타한 뒤 방문객 3명을 덮쳤다.

이 사고 여파로 20대 A 씨가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다 이틀 뒤 사망했고, 그와 자매 관계인 10대 B 씨가 쇄골이 부러지는 부상 등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