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서구 연결회전도로·도서관
- 공사 자체 멈추거나 진척 더뎌
- 구의회 “구 안일행정에 피해 커”

시공사의 경영난으로 부산 서구의 관급공사가 차질(국제신문 지난해 11월 20일 자 1면 보도)을 빚는 가운데 공사가 장기 지연될 우려를 낳자 구의 조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부산 서구에 따르면 동대신동 부산터널 인근에서 추진하는 ‘망양로~보동길 간 연결회전식 도로(사진)’ 조성 사업은 새 시공사를 선정하지 못하고 있다. 구비 약 120억 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지난해 1월 착공했다. 30ｍ가량의 단차가 있는 도로 두 곳을 4바퀴 반 회전하는 도로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본래 시공사인 A사의 경영난으로 사업에 차질이 생겼고, 서구는 지난해 10월 말 계약을 해지했다. 계약해지 당시 공정률은 0.5%에 불과했다. 서구는 지난달에서야 공모를 내고 새 시공사 선정에 나섰다.

구의 계획대로 이달 중으로 새 시공사를 선정해 착공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준공이 계획보다 많이 밀릴 수밖에 없다. 애초 이 사업은 내년 1월 준공 예정이었으나 2027년 2월로 1년 이상 밀리게 됐다.

‘서구도서관’ 건립 사업은 사정이 조금 낫지만 후유증은 여전하다. 아미동에 서구 첫 구립도서관을 조성하는 이 사업은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3992㎡ 규모의 건물을 지어 북카페 자유열람실 등을 조성하는 것이다. 총사업비는 151억8300만 원이 투입되며 A사가 시공을 맡아 2023년 1월 착공했다.

이 사업 역시 지난해 9월 30일 공정률 72% 상태에서 시공사 계약이 해지됐다. 서구는 약 3개월 뒤인 지난해 12월 27일 새 시공사와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현재 공정률은 75% 수준으로 진척이 매우 더디다. 준공 예정일은 지난해 10월에서 오는 7월로 9개월 밀렸고, 이에 따라 사업비도 6억 원가량 늘었다.

시공사의 경영난 악화를 예측하긴 어렵지만 구가 너무 안일하게 대처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서구의회 황정재 의원은 “통상 건설사가 부도 위기에 빠질 정도로 어려움을 겪으면 실제 현장에는 한두 달 먼저 징후가 발견된다. 사업 담당 부서에서는 이를 파악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구는 선제적인 조치를 하지 않았고, 추후 공기를 줄이는 방안을 고려하지도 않았다. 공기 지연으로 비용도 늘어나 세금이 더 많이 투입되는 부작용을 낳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구 관계자는 “관공서 입장에서는 회복 의지가 있는 시공사와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시공사가 경영난을 겪던) 초기에 조정과정을 거치다 보니 선제 대응에 몰두하지 못한 것은 맞다”면서도 “시공사의 회복이 불가능한 것을 인지한 후에는 최대한 빨리 해결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한편 A사는 지역 건설업계 위기가 지속된 지난해 11월 부산회생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