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화위) 조사로 약 60년 만에 국가폭력 사실을 인정받은 부산 영화숙·재생원 사건 피해자들(국제신문 지난 2월 27일 자 1면 보도)이 진화위의 권고안을 이행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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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영화숙재생원피해생존자협의회가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실규명 권고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영화숙·재생원피해생존자협의회는 9일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와 부산시를 향해 진화위 결정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2월 26일 진화위가 영화숙·재생원 사건의 진상규명을 결정하면서 권고한 시신 암매장 추정 지역 유해 발굴, 피해자에 대한 공식 사과와 실질적 피해 회복 조치 등을 서둘러 준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피해생존자 박상종 씨는 “지게에 가마니를 매고 두 사람, 세 사람씩 (시신을) 들고 가는 것을 여러 번 목격했다. 시체를 묻은 자리에 지금은 골프장과 공장이 들어서 있다”며 “세월이 흐르면 유골조차 찾지 못한다. 지금도 유골도 없이 위령제를 지낸다. 한을 풀기 위해서는 빨리 발굴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 시는 중앙정부와 유해발굴 주체를 협의 중이다.
협의회는 또 국가와 시의 공식 사과와 즉시 배상을 요구했다. 시는 ‘형제복지원 사건 등 피해자 명예회복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근거로 집단수용시설 피해자에게 위로금 500만 원(일시금)과 매달 생활안정지원금 20만 원 등을 지급한다. 그러나 예산과 중복 지급 문제로 여러 시설에 감금된 피해자라 하더라도 단일한 사례로 보고 1회분의 위로금 등만 주고 있다.
현재로서는 집단수용 피해자를 위한 배·보상 체계가 없어 사실상 국가 상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것 외에는 위자료를 받을 길이 없는 상황이다. 형제복지원 사건에 비춰볼 때 이 같은 소송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피해자 대부분이 고령이라 법원의 판단을 받기 전에 세상을 떠나는 이가 나오고 있다.
협의회는 피해생존자 발굴·조사를 계속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진화위가 다음 달을 끝으로 해산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윤재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부산지부장은 “영화숙·재생원은 매년 800명 이상을 강제수용했다. 그런데 이번 결정에는 181명만 포함됐다. 이 사건을 계속해서 조사하고 피해 회복 결정을 내려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