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자를 위한 보드게임 제작 강의
- 직관과 창의적 사고는 인간의 영역
- AI· 인간 서로 보완땐 일자리 늘 것
2016년 AI(인공지능) ‘알파고’와 사상 첫 반상 대국을 펼쳤던 이세돌(42) 전 프로바둑 기사가 올해 초 UNIST(울산과학기술원) 기계공학과 특임교수(인공지능대학원 겸직)를 맡았다. 최근 그를 만나 교수직 수락 배경, 바둑과 AI와의 상관관계 등에 대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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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IST(울산과학기술원) 특임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이세돌 전 프로바둑 기사가 교수직을 수락한 배경과 AI와 바둑 및 인간과의 상관 관계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방종근 기자 |
교수직 수락 배경에 대해 그는 “지난해 9월 UNIST에서 특강을 한 적이 있다. 당시 학생들의 열정과 도전 정신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또 UNIST에서 AI와의 융합을 통해 바둑의 과학적 분석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것도 흥미로웠다”며 “이 같은 인연을 계기로 내가 경험했던 것을 많은 학생들과 함께 나누고,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사고를 자극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격주로 금요일마다 KTX를 타고 와 6시간씩 강의한다.
이 교수는 현재 ‘과학자를 위한 보드게임 제작’에 관해 강의하고 있다. 그는 “수업은 학생들이 보드게임을 설계하고 제작하는 과정을 통해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을 배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서 “학생들은 게임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며 실용적인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나아가 논리적 사고와 팀워크를 키우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AI 발전이 바둑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그는 “과거에는 바둑을 두는 것이 예술처럼 여겨졌다면, 지금은 AI를 활용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바둑의 분석이 더 과학적으로 진보했다”며 “AI는 바둑을 학습하고 발전시키는 데 도움을 주지만, 직관과 창의적 사고는 여전히 인간만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2016년 사상 최초로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바둑 대결에서 총 5차례 중 4번째 대국에서 이겼다. 인간이 AI를 이긴 유일한 기록이다. 인간이 AI에 비해 우위에 있는 부분은 무엇일까. 그는 “인간은 직관과 창의성, AI는 분석력과 연산 능력이 강점이다. AI는 기본적으로 엄청난 연산 능력과 데이터 분석을 통해 최적의 수, 즉 최대의 효율을 찾아낸다. 인간은 직관적으로 바둑을 두며, 때로는 창의적인 방법으로 새로운 수를 만들어 낸다”며 “인간의 직관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것으로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수를 둘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AI는 수학적 계산을 바탕으로 정확성을 가지지만, 창의성은 아직은 인간만의 고유한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AI가 인간 일자리를 위협할 가능성에 대한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AI는 많은 분야에서 인간 능력을 뛰어넘지만 서로 보완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며 “AI의 계산과 분석력, 인간의 창의력과 감성이 조화하는 협력관계가 되면 새로운 양질의 일자리가 더 많이 창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AI는 예술의 창작 과정에서 일부분은 대체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인간의 감성과 창의력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AI와 경쟁해야 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에게 바둑 기사로서, AI와 직접 대결한 경험자로서 조언을 청했다. 그는 “AI 시대라는 변화를 받아들이고, 협력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AI가 뛰어난 부분은 많지만,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창의적이고 감성적인 부분은 여전히 중요하다”며 “개인의 특성을 살려서 자신만의 강점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