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항재개발 특혜 의혹으로 구속된 핵심 피고인의 첫 재판이 17일 열렸다.

부산지법 형사5단독 김현석 부장판사는 이날 뇌물공여 등 4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부동산 개발업자 A(60) 씨 사건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그는 북항재개발 상업업무지구 D-3 구역 사업권을 낙찰받고자 부산항만공사(BPA) 전 간부 B 씨에게 편의를 제공받아 대가를 건넨 혐의로 지난 2월 28일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2018년 3월~11월 그가 BPA 간부를 상대로 청탁해 사업권을 따냈다고 공소 요지를 밝혔다. 해당 간부에게 유리한 공모지침서 등을 건네거나, 생활숙박시설 비율 등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은 평가 자리에서 언급하지 않도록 부탁하는 식이었다. 사업자를 평가할 위원의 후보 명단을 BPA 간부로부터 제공받아 자신이 직접 위원이 될 인물을 찍어주기도 했다. A 씨가 고른 6명 중 5명은 실제 평가위원이 돼 그가 속한 컨소시엄에 최고점을 줬다.

대가는 B 씨가 퇴직한 뒤인 2021년 5월~2023년 2월 B 씨가 차린 업체에 지급됐다고 검찰은 밝혔다. 건네진 액수는 11억 원으로, 대여금 또는 용역대금으로 가장해 지급했다고 검찰은 덧붙였다. 공소사실을 두고 A 씨 측은 재판부에 “전부에 대해 다투는 입장이다”고 말했다.

재판에 앞선 지난달 26일 검찰은 A 씨가 거둔 범죄수익의 추징·몰수보전을 신청했다. 재판부는 같은 달 31일 이를 받아들였다. 다음 공판은 내달 20일로 예정됐다.

이번 의혹과 관련해 A 씨의 브로커로 암약한 C(60) 씨는 먼저 재판에 넘겨져 지난 1월 15일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또 C 씨 지시를 받아 검찰 강제수사 관련 직전 자료를 삭제한 D 씨도 지난해 12월 15일 징역 1년의 실형에 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