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적성보단 1등급 유리한 수업 몰려…수요 적은 과목은 폐지 위기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 두 달

  • 이유진 기자 eeuu@kookje.co.kr
  •  |   입력 : 2025-04-24 19:30:00
  •  |   본지 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수강생 쏠린 교과 수업 6개까지 개설
- 학생들 “진로 바뀔 경우 부담될 수도”
- 부산교육청 지원센터 열어 소통 나서

“저는 역사 분야를 가르치는데, 이번 학기에 학생 수가 적어 세계사 과목이 결국 폐지됐습니다.”(부산 기장군 정관고 이정열 교사)

부산시교육청 전경. 국제신문DB

“‘에이스’ 학생이 있는 과목은 1등급을 받기 힘드니까 기피 현상이 심해요. 내신 성적을 잘 받기 위한 학생 간 눈치싸움이 더 치열해졌습니다.”(부산 고3 학생 A 군)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된 지 두 달 가까이 지난 24일 부산지역 고교 교사와 학생은 이 같은 반응을 보였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스스로 선택해 이수하도록 함으로써 학생 성장 중심의 교육을 실현한다는 취지로 출범했다. 모든 학생은 3년간 총 192학점을 이수해야 졸업할 수 있다. 1학년은 공통과목 위주로, 2· 3학년은 진로에 맞는 선택과목 중심으로 수업을 듣는다.

고교학점제가 실제 현장에 전면 도입된 현재 교사들은 업무 과중에 내몰리고, 학생들은 내신 유불리를 따져 과목을 선택하기에 급급한 상황에 놓였다는 불만이 속출한다. 정관고의 경우 현재 고1 학생이 2, 3학년이 되면 학기별로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교과군 기준으로 학기마다 5개 과목을 선택하게 된다. 이 교사는 “국영수는 대체로 기본적인 수요가 있어 안정적으로 개설되지만, 사회·과학 교과 중 일부는 내신 유불리에 따라 버림받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며 “적성을 고려해 과목을 선택하는 학생은 실제로 거의 없다”고 전했다.

현재 이 학교의 경우 이번 1학기 사회 교과 중 인기 과목인 ‘사회문화’는 6개의 수업이 개설됐으나, 세계사 과목은 없어졌다. 초반 수요 조사에서 16명이 세계사 수업을 희망했으나, 수강생 현황을 확인한 학생들이 1등급을 받기 어렵다고 판단, 다른 과목으로 흩어졌기 때문이다.

공부 잘하는 학생이 있는 과목을 기피하는 현상은 확산하고, ‘사회문화’처럼 수강생이 많아 상대적으로 1등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교과는 학생 선호가 높다.

A 군은 “고교학점제로 일부 선택과목 교과에 학생이 몰리는 것도 문제지만, 도중에 진로가 바뀔 경우 대학을 지원할 때 굉장히 난감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며 “이미 시범운영 기간에 고교학점제를 경험한 친구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부산시교육청은 고교학점제 안착을 위해 다방면으로 지원에 나섰다. 지난해 3월 교육청 별관 5층에 고교학점제지원센터를 개관, 학교 현장과 소통하고 있다. 또 부산지역 일반고 99개교를 대상으로 지난해와 올해 각각 27억6800만 원, 28억300만 원의 고교학점제 운영 예산을 지원했다. 다음 달부터는 순차적으로 99개교 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고교학점제 설명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가 2017년 고교학점제 추진 로드맵을 발표한 이후 2018년부터 제도 안착을 위한 준비를 꾸준히 해왔다”며 “교사들이 출결 관리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만큼 다른 지역 시·도교육청과 함께 교육부에 ‘나이스 시스템’ 개선 요청을 적극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한나 부산교사노조 위원장은 “담임체제 기반의 학교 운영 시스템은 고교학점제와 공존할 수 없다. 고교학점제는 상대평가 병폐를 증폭시켜 부작용을 양산하고 있다”며 “학생의 정서적 안정과 관계 중심의 학교생활을 보장하는 ‘학생 중심 교육’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2. 2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3. 36일 개막 BIFF도 ‘암살자(들)’ 후폭풍…레드카펫·무대 행사 줄취소
  4. 4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5. 5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6. 6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7. 7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8. 8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9. 9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10. 10신세계 센텀시티서 부산 대표 미식 브랜드 팝업
  1. 1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2. 2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3. 3[속보] 李 대통령 지지율 37.4%.. 민주 42.5%, 국힘 38.4%
  4. 4[속보] ‘실탄 없이 경계 근무’ 사례 추가 확인, 국방부 기관 경고 방침
  5. 5국힘, 장외집회로 정부·여당 압박…민주 “張, 북치고 고함만”(종합)
  6. 6李 대통령 “무책임 극단주의 ‘무극파’ 경계" 언급.. 인선 반발 의식했나
  7. 7장동혁 “李 대통령, 대북 송금 이상의 뭔가 있나".. 北에는 분노조절 '잘해'
  8. 8野 유용원 “21사단 北 철책선 MDL 남쪽 지역 설치…MDL 침범 광범위”
  9. 9아시안게임 논란에 병역특례 도마 위…정치권 개편론 확산
  10. 10국민권익위, 울산 광역 및 기초의회 위반 사항 무더기 지적
  1. 1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2. 2신세계 센텀시티서 부산 대표 미식 브랜드 팝업
  3. 3‘가덕도신공항 청신호’… 실무 맡았던 대우건설 이강석 대표이사 공식 취임
  4. 451억 예상 임대수입 다시 계산하니 29억? 사업성 검증 논란
  5. 5부산의 혁신 기업들, 지역발전 동맹 결성
  6. 6CU ‘리센느 빵’ 보름만에 60만 개 판매
  7. 7‘직원용 시스템’ 등 빈틈 공격…現 보안체계론 AI해킹 무방비
  8. 8나들이객 마음에 쏘~옥…유통가 의류·와인 행사 가을대전
  9. 9해운대 노을 보면서 명상…파라다이스호텔 오션힐링
  10. 10부산銀, 산업 전문성 더해 지역기업 금융 강화
  1. 1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2. 2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3. 3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4. 4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5. 5경기 7시간 전 입장해 쇼핑·식사…종일 즐기는 교세라돔
  6. 6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5일
  7. 7AI로 지인 성착취물 제작 텔레그램 대화방에 유포, 잡고 보니 현직 경찰관(종합)
  8. 8기장 병산저수지 때 아닌 녹조…악취 진동
  9. 9[한 손 뉴스] 1400년 역사 동래온천지구…전국 네 번째 온천도시 지정
  10. 10책임 더 커진 경찰, 해킹 내사…‘사이버 1호 사건’ 가능성
  1. 1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2. 2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3. 3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4. 4“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5. 5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6. 6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7. 7‘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8. 8[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9. 9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10. 10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우리은행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누이센터·대봉산 휴양밸리 등 준비해 온 사업, 완성할 차례”
준비 안 된 '경찰시대'
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