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을 선고한 지난달 4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관계자들이 봉황기를 내리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7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연루된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대통령실 압수수색에 나섰다.

공수처는 이날 오전 국가안보실과 대통령 비서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 중이라고 밝혔다.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들은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 진입하기 위해 민원동에서 책임자와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압수수색을 통해 이른바 ‘VIP 격노설’이 제기된 2023년 7월 31일 전후 대통령실 회의 자료와 출입 기록 등을 확보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간부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넘기겠다는 해병대 수사단 조사 결과를 결재했다가 이튿날 갑자기 번복했다. 이를 두고 당시 수사 결과를 보고받은 윤 전 대통령이 격노하면서 이 전 장관을 질책했기 때문이라는 의혹이 나왔다. 이후 이 같은 정황은 ‘VIP 격노설’로 불렸다.

이에 공수처는 해병대 수사단이 2023년 7월 임 전 사단장 등을 채 상병 순직 책임자로 경찰에 이첩하는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과 대통령실·국방부 관계자들이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수사해 왔다.

공수처의 압수수색영장에는 윤 전 대통령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피의자’로 적시됐다. 공수처가 채상병 관련 의혹에 대해 강제 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대통령실이 앞선 여러 압수수색 사례처럼 형사소송법에 근거해 ‘군사·공무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라며 압수수색을 거부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