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입 하자마자 형평성 지적 나와
올해 전국 고등학교에 전면 도입된 고교학점제의 학교별 개설 과목 수가 최대 2배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수가 많은 서울지역 학교나 자율형사립고(자사고)는 개설 과목 수가 많은 반면, 지역 일반고는 상대적으로 적어 학생들의 선택권이 차별받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
| 부산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는 모습.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국제신문DB |
11일 종로학원이 전국 고교 41곳을 대상으로 고교학점제 개설 과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국 단위 자사고인 A학교의 개설 과목이 127개로 가장 많았다. 개설 과목 수가 가장 적은 학교는 지역의 소규모 일반고인 B학교로 63개에 불과했다.
전국 단위 자사고 6곳의 평균 개설 과목 수는 105.3개, 학생 수가 많은 서울지역 일반고 10곳의 평균은 100.8개, 서울 자사고 10곳 평균은 100.2개로 100개를 상회했다. 학생 수가 적은 서울 일반고 10곳 평균은 97.7개였다. 이에 반해 지역 소규모 일반고 5곳 평균은 75.6개에 그쳤다.
고교학점제는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 공통과목에 더해 각 학교마다 다양한 선택과목 강좌를 개설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선택과목은 ▷일반선택 ▷진로선택 ▷융합선택으로 분류되며, 대체로 진로선택과 융합선택의 과목 비중이 많게는 60~70%, 적게는 50% 정도로 편성된다.
진로선택에서 개설이 많은 과목은 ‘세포와 물질대사(과학)’ ‘화학반응의 세계(과학)’ ‘기하(수학)’ ‘미적분Ⅱ(수학)’ ‘물질과 에너지(과학)’ ‘생물의 유전(과학)’ 등이다. 이 외 인문학 윤리 한국지리탐구 등 학교별로 개설된 과목 유형이 100가지가 넘을 정도로 다양하다. 융합선택 과목에서는 ‘스포츠생활’ ‘융합과학탐구’ ‘역사로 탐구하는 현대세계’ ‘기후변화와 환경생태’ ‘과학의 역사와 문화’ ‘여행지리’ ‘윤리문제탐구’ ‘독서 토론과 글쓰기’ 등이 많이 개설됐다.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맞춰 다양한 과목을 선택, 진로와 적성을 조기에 탐색하도록 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그러나 학교 유형별, 지역별로 개설 과목 수가 차이를 보여 학생들이 차별을 겪는다는 지적이 벌써 나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내신 등급이 산출되는 과목은 수강인원 수가 변수로 작용한다. 수강자가 적을 경우 내신 등급 확보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 고1의 2028학년도 대학입시부터 고교학점제와 함께 내신 5등급제가 적용되면서 전략적으로 과목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내신 5등급제에서 1등급(상위 10%)에 드는 학생은 본인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다양하게 과목을 선택할 수 있으나, 이 범위를 벗어나는 학생은 대입 전략을 두고 상당한 고민에 빠질 수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최상위권은 동점자가 다수 나올 가능성을 고려해 과목 선택을 전략적으로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위 10%를 벗어나는 학생은 대입 전략을 수립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