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으로 인한 과잉 의료로 건강보험 재정까지 막대한 부담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실손보험이 연간 최소 약 12조9000억 원의 추가 의료비를 유발하며, 건강보험 재정에 최소 약 3조8000억 원의 부담을 전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최근 5년간(2018~2022년)건강·실손·자동차보험 등의 청구·지급 전수자료 약 10억 건을 분석해 발표한 결과다.

감사 결과를 보면 실손보험 가입자의 외래 진료 일수는 비가입자에 비해 2.33~7.7일 더 많았고, 입원 진료 일수도 연간 1.54~7.05일 더 발생했다. 이는 곧바로 건강보험 재정 지출 확대로 이어졌다. 2022년 기준 실손보험 가입자의 추가 의료 이용으로 총진료 비용은 최소 12조9400억 원에서 최대 23조2800억 원 늘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그 가운데 건강보험의 부담도 3조8300억~10조9200억 원 불었다.

특히 실손보험이 주로 보장하는 비급여 진료는 2022년 물리치료·백내장 등 상위 9개 비급여 진료에서 연간 3조5201억 원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했다. 그중 진찰·입원료 등 건보 부담액도 7210억 원에 달했다.

환자가 보험사에 실손보험을 청구할 때 기재한 상병 코드와 의료기관이 건강보험공단에 급여공단부담금을 청구할 때 기재한 상병 코드가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전체의 반 정도(53.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손보험 약관 상 보상이 제외되는 정신질환·비만 등에 대해 건강보험에는 해당 상병으로 청구하고, 실손보험에는 상병명을 변경에 청구한 사례 등 상병 불일치는 46.5%에 달했다.

또 자동차보험에서 보험회사가 피해자에게 지급하는 치료비 중 48%는 향후 발생 가능성을 가정해 미리 지급하는 ‘향후치료비’였다. 향후치료비 수령자의 84%는 수령 후 6개월 이내에 사고 상병으로 후속 치료를 받지 않은 것으로 추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