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복지원 사건의 국가 책임을 인정한 세 번째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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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민사3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지난 15일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 3명이 국가와 부산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정부 측 상고를 심리불속행 기각하고 7억 원 배상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소송에 나선 피해자들은 1980년대 형제복지원에 끌려가 모진 폭력에 시달렸다. 이들 중 한 명인 김모 씨는 친척집에 가던 중 단속당했다. 한 차례 탈출했지만 다시 끌려가 5년3개월을 갇혀 지냈다.

부산지역 집단수용시설 인권침해의 대표적 사례인 형제복지원 사건은 1975년~1987년 부산시의 공식 부랑인 수용 시설로 운영됐다. 이 기간 약 3만8000여명이 감금돼 가혹행위 등 인간 이하의 삶을 강요당했다.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조사로 집계된 희생자만 657명에 달한다.

1심과 2심 법원은 모두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원고들은 형제복지원에 감금·수용되어 구타 등 가혹행위, 강제노역 또는 성폭력 등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으며 장기간 수용으로 인해 교육받을 권리를 침해당했다”며 “현재까지도 정신적, 육체적 후유증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정부와 부산시가 “아무런 법령상 근거 없이 직접 국민을 체포·구금할 수 있게 했으며, 형제복지원에서 국민들에 대해 중대한 기본권 침해가 이루어지고 있었음에도 지도 감독조차 거의 하지 않았다”며 “공권력의 적극적 개입에 또는 허가·지원· 묵인하에 장기간 이루어진 중대한 인권침해 사안으로 그 위법성의 정도가 매우 중하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이 형제복지원 사건의 국가 책임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지난 3월 형제복지원 사건 2건의 국가 책임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은 2021년 5월 처음으로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진실화해위가 2022년 8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진실규명 결정을 내리면서 피해자들의 소송이 잇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