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뭐라노’의 마스코트 라노입니다. 라노는 이번 주 ‘이거 아나’에서 ‘대통령 재판 중지법’에 관해 말해보려고 합니다. 지난 3일 치러진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대통령 당선이라는 영광의 순간에도 그의 사법 리스크는 꼬리표처럼 붙었습니다. 대통령 사법 리스크라는 초유의 상황을 맞닥뜨린 것인데요. 그의 정치 인생 내내 족쇄처럼 달려 있었고, 대통령 임기 중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죠.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인사브리핑에서 새 정부 첫 인사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공직선거법 위반 파기환송심 ▷위증교사 항소심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FC 사건 1심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1심 ▷쌍방울 대북 송금 1심 등 모두 5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 모든 재판 일정을 대선 뒤로 미뤘습니다. 대선에서 패배하면 연기된 재판이 바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승리하면서 진행 여부가 불투명해졌죠.

여기서 쟁점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헌법 제84조입니다. 대통령 형사 불소추특권을 규정한 이 조항은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명시합니다. 이를 두고 해석이 분분한데요. 헌법에 쓰인 ‘소추’가 새로운 범죄의 기소만을 의미하는 것인지, 기존 재판까지 포함하는 것인지를 두고 의견이 나뉩니다. 대통령 재임 중 형사 피고인으로 법정에 출석해야 하는 상황은 국정 공백과 국가 위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지만, 법치주의 원칙상 대통령이라도 이미 진행 중인 재판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만만찮습니다. 이 문제는 앞으로 헌법재판소나 대법원이 판단을 내릴 수 있긴 한데요.

그전에 입법으로 정리될 수도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 재판 중지법’으로 불리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추진합니다. ‘피고인이 대통령 선거에 당선되면 법원은 당선된 날부터 임기 종료 때까지 공판 절차를 정지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을 형사소송법 제306조 6항을 신설합니다. ‘대통령 후보 등록을 하면 개표 종료 때까지 재판이 정지된다’ ‘무죄를 선고할 것이라면 재판을 계속해도 좋다’ 등의 내용도 넣은 것으로 알려졌죠. 이 개정안은 지난달 7일 민주당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합니다.

민주당은 5일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합니다. 여기서 이 대통령 사법 리스크 관련 법안이 처리될 듯한데요. 대통령 재판 중지법도 통과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이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하는 점을 고려하면, 법안이 본회의에서 처리되면 거부권 없이 시행될 가능성이 큽니다.

3년 만에 정권 교체에 성공한 이 대통령은 자신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의 파고를 넘어야 합니다. 어떤 원칙과 기준으로 헤쳐 나갈지, 그 과정에서 국민을 어떻게 설득할지가 이재명 정부의 초기 성패를 가를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