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거주하던 60대 여성이 장기기증으로 2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난 사연이 알려졌다.

양산부산대병원에서 장기기증으로 2명에게 새 생명을 주고 떠난 한인애 씨의 생전 모습.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22일 양산부산대학교병원에서 한인애(여·65) 씨가 2명에게 뇌사 장기기증을 했다고 19일 밝혔다. 양측 신장을 2명에게 기증했다. 한 씨는 지난달 12일 갑자기 집에서 쓰러졌고, 귀가한 남편이 그를 발견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가족들은 한 씨가 뇌사 상태가 되면서 점점 몸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는 모습을 보고 회생의 가능성이 없는데도 버티도록 하는 게 오히려 그를 힘들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가족들은 한 씨를 떠나보내기에 많이 슬펐지만, 평소 삶의 끝에서 누군가를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싶다는 그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기증을 결심했다.

부산에서 2남 3녀 중 넷째로 태어난 한 씨는 다정하고 배려심이 많고, 자녀와 가족에게도 헌신적인 삶을 살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어려운 사람을 보면 먼저 다가가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사람으로 전해졌다. 한 씨는 학교를 졸업 후 보건소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가 결혼하면서 가정을 꾸렸다.

한 씨의 자녀 정지혜 씨는 “엄마가 갑작스럽게 떠나서 너무 보고 싶고 미안한 일만 생각난다”며 “하늘나라에서는 건강하고 즐겁게 잘 지내고 더는 가족 걱정하지 말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도 엄마처럼 착하게 살려면 기증해야 할 것 같다. 나중에 하늘에서 보자”고 사랑하는 어머니에게 마지막 말을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