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소 뒤 감시에만 초점이 맞춰졌던 전자감독 대상자(전자발찌 착용자)를 상대로 정신건강 치료를 위한 개입이 시도돼 재범 예방에 효과를 가져올지 관심이 모인다.

부산보호관찰소는 전자감독 대상자 중 정신건강 고위험군 해당자의 조기 진단·치료 개입 강화를 계획 중이라고 8일 밝혔다. 출소자의 행동을 관찰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이들의 정서적 문제에 적극 개입해 병원 치료로 이어지도록 하자는 취지다.

전자감독 대상자는 재범 가능성이 크다고 여겨지는 성폭력·강도·살인사범이다. 부산에는 현재 70여 명이 대상자로, 이 중 약 15명은 정신건강 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종합심리검사에서 정신적 취약성이 드러난 이들이다. 개중에는 오랜 시간 사회적으로 고립돼 자아를 부정하거나 무기력한 태도를 보이며 일과 사람을 대하는 데 큰 문제를 보이는 사례도 있다.

2008년 전자감독제도 도입 이후 대상자들의 재범률은 큰 폭으로 줄었다. 그러나 정신건강 문제가 동반되는 대상자는 전자발찌를 차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는 가운데에서도 감정 조절의 어려움 등으로 충동적 행동을 벌일 수 있어 제도의 체계적 보완이 요구돼왔다. 그런데도 현행 전자감독 제도의 틀 안에서는 감시와 제재 말고는 달리 개입할 여지가 없었다. 보호관찰소 내 임상심리전문가(부산 2명) 상담 외에는 조력을 받기도 어려웠다.

부산보호관찰소는 이들에 대한 평가와 치료가 보호관찰제도 안에서 연계될 수 있는 현실적 방안으로서 이번 계획을 추진했다. 이를 위해 부산보호관찰소는 이날 해운대 자명병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이들의 정신건강 치료를 의뢰하기로 했다. 다음 달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가며, 최대 5명이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부산보호관찰소는 개입 연속성과 사후 모니터링 체계를 함께 마련하는 한편 정신건강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여건을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