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건설노조 부산건설기계지부 제공

서부산 지역의 만성적인 교통 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회차로를 신설하는 화명(덕천)~양산 교통체계 개선공사가 하청업체의 건설장비 대금 체불로 인해 3개월째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시가 파악한 체불 규모는 16억7000만 원으로 피해 당사자는 100여 명에 달한다.

전국민주노총 건설노동조합 부산건설기계지부는 10일 부산시 건설본부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화명~양산 교통체계 개선 공사 체불 피해 해결을 촉구했다. 조합원의 체불 피해와 규모는 1억 원(10명)이다.

해당 공사는 총사업비 251억 원을 투입해 길이 1.2㎞ 규모의 회차로를 짓는 사업이다. 2022년 착공해 애초 이달 준공 예정이었으나 지난 4월부터 공사가 중단됐다. 건설본부는 준공을 내년 8월 이후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체불피해는 하청업체와 건설기계 노동자, 자재 납품업체 사이에서 발생했다. 발주처인 건설본부와 원청인 A사가 공사 계약을 맺고 원청이 하청업체인 B사와 계약을 맺는 구조다. 피해 대응이 가장 취약한 마지막 계약 단계에서 체불이 발생한 셈이다.

건설본부는 원청에 여러 차례 공문을 보내 체불 피해 해결을 촉구했다. 건설본부는 원청과 하청업체가 맺은 과도한 저단가 입찰 계약으로 인해 체불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청업체는 도산 위기로 체불 피해를 해결하기에 역부족인 상태다. 건설본부 관계자는 “발주처인 건설본부는 원청과 하청업체 사이의 계약에 개입하거나 중단할 권리가 없으므로 체불 피해는 원청이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며 “원청에 체불 해결을 촉구하는 한편 계약을 불이행할 경우 즉각 행정 처분 등 법적 제재에 나설 것이다”고 밝혔다.

노조는 건설본부가 발주한 관급공사인 만큼 원청의 불공정 계약 관행에 대한 철저한 감리와 제재가 선행됐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부산건설기계지부 김경훈 조직부장은 “체불 피해자들이 극심한 생활고를 겪는 건 물론이고 강변대로 일대의 교통체증이 무기한 이어져 부산 시민의 불편이 가중되는 만큼 건설본부가 나서서 신속히 해결해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