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등이 직원에게 제공하는 사택을 노려 수십억 원대 대출 사기를 벌인 일당이 중형에 처해졌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6부(김용균 부장판사)는 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출 사기 총책 A 씨에게 징역 7년 6개월, 실제 범행을 총괄 B 씨에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이들에게 명의를 빌려 준 ‘대출바지’ 8명도 징역 4개월~2년의 실형·집행유예를 받았다. 이들은 2018년 5월~2020년 6월 전주 인천 창원 등지 공공기관 등 법인 사택을 노려 50억 원 이상 부정 대출을 일으킨 뒤 돈을 가로챈 혐의를 받았다.

이들은 사택에서 거주하는 직원들이 전입신고를 잘 하지 않는다는 점을 노렸다. 법인이 아파트를 빌려 사택으로 쓸 때, 법인은 주소지로 전입이 불가능하다. 또 법인은 보증회사의 전세금 보험에 가입한다. 법인에 아파트를 빌려 준 집주인이 다른 이에게 주택을 팔면, 임차인은 새 주인에 대해 신용보험의 임대인 변경 승인을 신청한다. 이 경우 별다른 사정이 없는 한 승인이 난다.

법인이 임차 중인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낼 때 금융기관이 임차인이 있는지 확인하려 전입세대를 열람해도 아무 내역이 확인되지 않아 마치 임대차계약이 걸리지 않은 집처럼 보인다. 일당은 이런 허점을 노려 공인중개사를 상대로 사택을 물색했다. 이들은 직원 전입 여부를 확인한 뒤 임차보증금 반환채무 승계를 조건으로 아파트를 헐값에 매입한 뒤 대출바지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내 대출을 신청했다. 대출바지에겐 대출금의 5~10%를 지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