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대집행, 소송 휘말릴 우려
- 사하구 “불필요한 절차 정비를”
소유주 동의와 철거 비용 청구 등 복잡한 절차로 인해 빈집 정비의 최대 난제로 꼽히는 ‘소유주 있는 빈집’(국제신문 지난해 9월 1일자 1면 보도 등) 문제 해결을 위해 철거 시간을 단축하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부산 구청장·군수협의회는 철거에 앞서 최소 6개월을 기다리는 유예기간을 없애는 데 뜻을 모으고 관련 법 개정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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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서구 초장동에 위치한 빈집 모습. 담장과 기둥이 무너진 상태다. 정지윤 기자 |
부산 구청장·군수협의회는 24일 기장군에서 월례회를 열고 빈집 철거와 관련한 법 개정 안건을 논의한다고 23일 밝혔다. 사하구는 주요 안건으로 소규모주택 정비법 시행령 개정을 제안한다. 시행령에 따르면 빈집 철거 명령은 빈집정비계획을 수립하거나 건축위원회 심의 결과를 통지한 후 6개월이 지나야 할 수 있다. 지자체는 명령 이후 60일이 지나야 철거에 나설 수 있다. 부산시 빈집 조례도 시행령에 따라 유예기간을 6개월로 규정한다.
사하구는 주민 안전을 위협해 철거가 시급한 빈집은 소유주가 특별한 사유 없이 철거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지자체가 직권철거할 수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기간을 줄이자는 입장이다. 소유주가 없는 빈집은 유예기간 없이 철거 공고 후 60일 뒤 신속한 철거가 가능하지만, 소유주가 있는 빈집은 유예기간을 포함해 최소 8, 9개월 이상 걸린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비슷한 행정대집행으로 철거하면 되지 않느냐는 반론이 나오지만, 사하구는 직권철거 예산이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관련 절차를 용이하게 다듬는 편이 효율적이라고 설득한다. 행정대집행은 소유주에게 철거비를 구상권으로 제기할 수 있는 대신 행정소송 등에 휘말려 행정력이 낭비될 소지가 크다. 반면 직권철거는 지자체가 2000만 원 정도의 철거비를 부담한다.
사하구 관계자는 “여름철 폭우와 태풍 등으로 불안을 호소하는 주민 민원이 빗발쳐도 유예기간에 묶여 적기를 놓칠 우려가 크다”며 “철거비 예산이 증가한 추세에 맞춰 불필요한 절차를 재정비해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청장·군수협의회도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힘을 실었다. 협의회장을 맡은 최진봉 중구청장은 “유예기간 6개월을 없애자는 의견에 동의한다”며 “주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적극 행정을 위해서는 관련 법 개정이 뒷받침돼야 한다. 부산시와 전국 구청장·군수협의회와 함께 법 개정을 촉구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