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상구, 시설 미비 탓 개장 연기
- 당일 오전에야 문자·홈피로 안내
- 모르고 현장 찾은 시민 불만폭주

서부산 최대 규모의 공공 야외 물놀이장인 ‘삼락생태공원 어린이 물놀이장’이 6년 만에 다시 문을 열기로 했다가 시설물 점검을 이유로 개장 일정이 연기됐다. 부산 사상구가 이 같은 소식을 애초 개장일 당일에서야 알리면서 뒤늦게 확인한 시민은 헛걸음해 분통을 터뜨렸다.

27일 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 어린이 물놀이장’에서 직원들이 재개장을 위해 시설물 점검을 하고 있다. 김동하 기자

사상구는 지난 26일 낮 12시30분 삼락생태공원 어린이 물놀이장을 개장하려 했으나 시설 안전점검 때문에 연기했다고 27일 밝혔다. 구는 개장 연기 소식을 당일 오전 8~9시 사전 예약자에게는 문자 메시지 발송으로, 다른 이에게는 구 홈페이지를 통해 전달했다.

개장 당일 사상구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물놀이장 개장 연기 안내문. 인스타그램 캡처

문자를 뒤늦게 확인했거나 개장 연기 사실을 아예 몰랐던 이들은 현장에 도착한 뒤에야 알게 됐다. 물놀이장을 찾았다가 발길을 돌리는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인근 주차장이 큰 혼잡을 빚는 등 불편이 이어졌다. 두 명의 자녀와 함께 물놀이장을 찾았다는 김모(40대·부산 강서구) 씨는 “사전 예약 경쟁이 치열해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입장하려고 일찍 왔다가 개장이 연기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사전 예약한 사람에게만 문자 메시지를 보내면 현장에서 입장하려던 사람은 어떻게 하느냐”며 “기대가 컸는데 아이들이 무척 실망했다”고 토로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도 낭패를 봤다는 내용의 글과 함께 영상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A 씨는 “현장접수는 선착순이라 4시간 전에 도착했는데, 운영을 안 한다는 말을 들었다”며 바람 빠진 대형 튜브 슬라이드 등의 영상을 올렸다. 이 글에는 ‘물놀이에 필요한 짐을 모두 챙겼는데, 당일 연기 안내는 너무 한 것 아니냐. 최소 하루 전에는 알려줬어야 했다’ 등 불만 섞인 댓글이 가득 달렸다.

삼락생태공원 물놀이장은 2020년 코로나19 유행으로 폐쇄된 이후 6년 만에 재개장을 앞두고 있었던 만큼 시민의 시대도 컸다. 서부산에는 이만한 규모의 야외 물놀이장이 없어 폐쇄된 기간 서부산 주민은 양산 김해 등으로 원정 물놀이를 떠나야 했다. 이곳은 하루 3차례 회차별로 최대 1500명(사전 예약 1000명·현장 선착순 500명)이 이용 가능한데, 개장 후 일주일 치 사전 예약이 모두 마감될 정도로 기대를 모았다.

구는 개장일 전날 밤까지 시설물 점검을 했으나 안전상 미비점이 발견돼 개장 연기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대형 슬라이드와 냉방쉼터 등 구조물을 서둘러 설치하려고 했으나 최근 집중호우로 배수 작업이 필요했고, 빗물과 함께 유입된 흙을 청소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려 개장 연기가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구 관계자는 “이용객의 안전을 위해 완벽하게 정비한 뒤 29일 개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이번 개장 연기로 주말 동안 물놀이장을 이용하지 못한 사전 예약자가 우선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물놀이장은 총 면적 9000㎡에 수영장 3개와 유수풀 1개, 에어슬라이드 3개 등이 설치됐다. 초등학생 이하 어린이는 다음 달 24일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