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속한 택시 회사를 상대로 고소·고발을 벌이는 방식으로 돈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 노동조합장이 검찰에 송치됐다.

부산 남부경찰서 전경. 국제신문 DB

부산 남부경찰서는 공갈 혐의로 부산지역 한 택시업체 제2노조 조합장 A(50대) 씨를 불구속 입건해 사건을 검찰로 보냈다고 7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1월 30일부터 지난 4월 8일까지 회사의 법규 위반 등을 관계기관에 고소·고발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노사합의서를 작성해 30차례에 걸쳐 1860만 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회사가 전액관리제와 같은 법규를 지키지 않는다며 여러 차례 부산시 등 관계기관에 진정을 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택시 월급제’로 불리는 전액관리제는 지난해 8월부터 부산에서 시행됐다. 그러나 지역 택시업체 대부분은 경영 사정 등을 이유로 기존의 사납금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를 빌미로 A 씨는 고소·고발을 수단 삼아 회사를 압박했다. 실제 해당 업체는 시의 과태료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 운영에 어려움을 느낀 이 회사 대표는 자신이 업체를 인수하기 전인 옛 회사 시절에도 A 씨가 수 차례 고소·고발을 벌였다는 점을 전해듣곤 폐업 위기를 느꼈다. 추가적인 고소·고발을 막고자 A 씨가 속한 노조와 합의서를 작성했다. 합의서를 통해 전달되는 금액은 노조 경비 등으로 사용되기로 약속됐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속한 노조에 전달된 금액은 실제 합의서에 명시된 대로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용처를 증빙할 영수증 등도 제대로 제출하지 못해 공갈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