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사 계좌 거래내역 이미 확보
- 명의 빌려준 보좌관도 출국금지

경찰이 주식 차명거래 의혹을 받는 무소속 이춘석(전북 익산갑) 의원의 출국을 금지하고 사무실을 압수수색 하는 등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 전담수사팀 관계자들이 11일 주식 차명거래 혐의를 받는 이춘석 의원의 국회 사무실 압수수색을 마친 뒤 의원실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 전담수사팀은 11일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이 의원 사무실에 수사관을 보내 이 의원과 보좌관 A 씨의 PC 등 자료 확보에 나섰다. 보좌진이 경찰 진입을 막아서기도 했지만, 출입문을 열어주며 압수수색이 진행됐다.

경찰은 지난 9일 이 의원의 전북 익산 지역 사무실과 익산 자택 등 주말 사이 총 8곳에서도 압수수색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차명거래 당시 계좌였던 미래에셋증권 등 금융기관에서 계좌 추적도 이뤄져 거래 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과 A 보좌관은 금융실명법 위반과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로, 출국금지 조치도 내려진 상태로 알려졌다.

이날 한 언론은 이 의원 사무실 앞 폐품 박스에서 정치자금과 후원회 계좌의 아이디와 비밀번호 등이 담긴 수첩이 발견됐다고 보도, 경찰의 압수수색 전 해당 수첩을 버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보좌관 A 씨 명의로 주식을 거래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후 시민단체 등이 이 의원을 금융실명법 위반 등 혐의로 수사해달라며 잇따라 고발했고, 경찰이 고발인 조사와 강제 수사를 빠르게 진행하면서 수사가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이 의원은 당시 인공지능(AI) 관련주인 네이버와 LG씨엔에스 주식을 거래하는 모습이 포착됐는데, 그가 국정기획위원회에서 AI 정책을 담당하는 경제2분과장을 맡았다는 점에서 이해충돌 논란도 불거졌다. 이 의원은 주식 차명거래 의혹 등의 논란이 확산하자 곧바로 더불어민주당을 자진 탈당했다.

경찰은 이번 의혹과 별개로 지난해 10월 7일 이 의원이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 도중 A 씨 명의 계좌로 주식을 거래하는 모습이 한 언론사 카메라에 찍힌 당시 상황도 수사 중이다. 경찰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