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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AI가 되살린 독립운동가의 미소

  • 차봉주 인턴기자
  •  |   입력 : 2025-08-14 13:5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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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80년을 맞아 독립운동가들의 모습이 인공지능(AI) 기술로 복원돼 눈길을 끈다. 오래된 사진 속 굳은 얼굴에 다양한 표정이 더해져, 관람객은 독립운동가와 ‘눈을 마주치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하지만 AI를 활용한 복원이 우리의 역사 인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해서는 논쟁이 이어진다.

지난 8일 부산 중구 백산기념관은 광복 80년을 기념해 ‘빛을 그린 광복 : AI 기술로 보는 해방의 날’ 특별전을 열었다. 독립운동가 8명의 실물 크기 등신대와 광복 직후 사진을 AI로 복원한 수채화풍 이미지가 전시됐다. 또 전시 엽서 체험존, 광복절의 역사와 의미를 소개하는 공간 등이 마련됐다. 등신대는 독립운동가의 실제 키에 맞춰 사실적으로 제작됐다. 독립운동가의 의상은 당시 양복과 한복을 바탕으로 재현했다. 얼굴의 주름, 미세한 표정, 옷의 질감까지 섬세히 표현해 몰입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시를 기획한 중구 관계자는 “원본 사진에 담기지 않은 세세한 부분까지 표현해 현장감을 살리고자 했다”며 “밝은 표정과 수채화풍 이미지로 광복의 기쁨과 자유, 희망을 전달하려 한다”고 말했다.

AI 기술은 ‘기록에 없는 순간’도 보여준다.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 7월부터 독립운동가 5명의 얼굴을 복원해 선보이고 있다. 국사편찬위원회가 보관하는 ‘일제 주요 감시 대상 인물 카드’와 수형 기록 등을 복원 자료로 활용했다. 1919년 3·1운동 이후 만들어진 이 자료에는 4857명의 신상 카드(6264장)와 인적 사항, 재판 기록이 포함됐다. 원본 사진 속 독립운동가들은 서대문형무소 감옥 등 통제된 환경 탓에 대부분 자세가 경직됐는데, AI는 그늘진 얼굴에 표정과 움직임을 입혀 생동감을 살렸다. ‘웃으며 손 흔드는 유관순 열사’ ‘편안하게 미소 짓는 윤봉길·안중근 의사’의 모습이 이렇게 탄생했다.

복원된 독립운동가의 모습은 오프라인 전시를 넘어 온라인 플랫폼에서 재해석된다. SNS 등에서 2차 창작물로 빠르게 확산한다. ‘독립운동가가 오늘을 산다면’ ‘마지막 한 끼’ ‘유관순 열사가 뛰어나오다’처럼 가상의 상황을 담은 짧은 영상이 큰 반향을 일으킨다. 일부 영상은 조회 수 400만 회를 넘었다. ‘감동적이다’ ‘경의를 표한다’ 등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복원이 역사를 왜곡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기록에 없는 순간’까지 구현하는 AI 특성상 시대적 맥락을 잘못 전달할 위험이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항일 투쟁에 나섰던 인물의 결연한 표정이 지나치게 온화하거나 친근한 이미지로 대체되면, 그들의 행적과 메시지가 희석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디지털재단의 ‘생성형 AI 윤리 가이드라인’과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의 ‘AI 신뢰성 검·인증(CAT) 제도’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신뢰성 ▷사실 고증 ▷투명성 확보를 핵심 원칙으로 제시하기도 한다.

전성현 동아대 역사문화학부 사학전공 교수는 “AI 복원은 과거 인물을 현재와 가깝게 느끼게 해 관심을 환기하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다만 원본의 역사성을 해치지 않도록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독립운동가들이 전하려 했던 메시지를 존중하는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I는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새 길을 열었다. 하지만 역사적 사실과 창작의 경계가 쉽게 무너질 수 있는 만큼 세밀한 검증이 필요하다. ‘감동과 우려가 교차하는’ 이 기술을 어떤 원칙을 가지고 활용할지, 또 이를 토대로 역사를 어떻게 기록하고 전달할지 고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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