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관으로 손실 7200만 원 추산
- 市건설본부 “하자 발생은 통상적”
- 이용객 불편 속 안일한 태도 논란

부산의 한 체육시설이 개관 1년도 안 돼 하자보수로 3차례나 휴관하고 지금도 비만 오면 건물 곳곳에서 물이 새면서 이용객의 불편이 많다. 부산시 건설본부는 “통상 모든 건물에서 하자가 발생하기 마련”이라며 안일한 태도를 보여 비난 여론이 크다.

신평장림체육관 지하 1층 분전함 내부가 녹슨 모습(왼쪽)과 물이 고인 지하 1층 바닥. 백창훈 기자

17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1년여 전 개관한 ‘신평장림체육관’ 건물에서 물이 새는 등 부실 징후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장마 기간 옥상에서 떨어진 물이 변전실과 발전기실이 있는 지하 1층으로 떨어져 성인 발목 높이까지 찼으며, 최근 집중호우 때도 지하 1층 바닥이 빗물로 엉망이었다. 이에 체육관 측은 감전사고 우려로 날씨와 상관없이 항상 물받이통을 배치해 두고 있어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다. 배수 장비도 설치했으나 고인 물의 양이 많아 몇 차례 고장이 났다.

이 체육관은 지난해 7월 1일 부산시가 개관한 지하 1층~지상 2층 연면적 2165㎡의 체육시설로 3년간 시체육회가 위탁 운영하고 있다. 1층에는 수영장(4레인)과 유아풀 샤워장 탈의실 등이, 2층에는 헬스장과 다목적체육공간이 있다. 125억 원을 들여 준공한 이 시설은 산업단지 내 근로자와 지역 주민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체육관으로 개관 전부터 지역사회의 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문을 연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곳곳에 하자가 발견되며 보수공사로 벌써 3차례 휴관했다. 개관 6개월에 일부 시설에서 누수가 발생, 사흘간 임시휴관하고 1층 남자샤워장 바닥 트렌치 방수와 벽타일 균열 보수, 누수가 발생한 외벽 등을 보강했다.

그러나 보수공사가 무색할 정도로 같은 달 기계실 온수 배관 밸브가 터져 또 한 번 임시 휴관이 결정됐다. 이어 지난 5월에는 시비 3000여만 원을 투입해 보름간 휴관하면서 대대적인 정비공사에 들어갔다. 체육관 측은 3차례 휴관으로 인한 운영 손실액을 7200여만 원으로 추산한다. 월 평균 수영장 이용 인원만 1400여 명에 달해 환급 금액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객 피해도 크다. 개관 2주 만에 수영강습을 받던 중학생이 수영장 안 타일 벽에 팔이 긁혀 5바늘을 꿰매는 사고가 있었다. 당시 다친 학생 부모는 “타일 벽면이 얼마나 거칠게 시공됐으면 벽면에 팔이 스쳤는데 살이 찢어질 수가 있느냐”며 민원을 제기했다. 다른 이용객들도 반복되는 휴관에 분통을 터뜨린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유관 부서는 안일한 태도를 보여 해결 의지가 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시 체육정책과는 “설계공모 과정에서 1, 2등 건축사사무소간 소송으로 사업이 2년간 지연되는 사이 자재비가 오르는 등 공사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며 “대책회의를 열어 시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시 건설본부는 “하자 원인이 설계나 시공의 문제일 수도 있다”며 “통상 모든 건물에는 하자가 발생하기 마련이다”고 우려를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