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공무원을 사칭한 물품구매 유도 사기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부산에서도 비슷한 유형의 사건이 잇따라 발생, 피해 규모가 커진다. 경찰은 대규모 주문이 들어오면 직접 확인을 통해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당부한다.

경찰 로고. 연합뉴스

31일 부산 강서구에 따르면 최근 대저1동 행정복지센터와 강서구보건소 직원을 사칭한 이가 특정업체를 대상으로 계약발주를 빙자해 접근, 구매 대행과 대금 선입금을 유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람은 위조한 명함을 업체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다행히 업체 직원이 해당 기관을 직접 방문, 진위를 확인하면서 미수에 그쳤다. 경찰은 관련 사건을 수사 중에 있으며, 구는 각 부서에 공무원 사칭 사기 주의를 당부하는 알림을 보냈다.

사하구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는데, 실제 업체들은 1억 원이 넘는 피해를 봤다. 사하경찰서는 지난 6월 16일부터 이틀간 심장제세동기를 특정업체로부터 대신 구매해 납품하면 추후 대금을 지급하겠다며 8명에게서 1억1030만 원을 가로챈 사기 피의자를 쫓고 있다. 피의자는 인테리어 업체 등에 소방서 등 공공기관에 심장제세동기를 대신 납품해달라고 한 뒤 이에 속은 업자들이 대포계좌로 보낸 돈을 가로챈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하구에서는 지난 6월부터 두 달간 비슷한 수법으로 5명에게서 2억2240만 원을 가로챈 사건도 있었다. 피의자는 대학 교직원을 비롯해 국군수도병원 소속 군인이나 시청 소방서 공무원 등을 사칭, 심장제세동기 용접기 산소통 등의 대리구매를 요청했다. 이로 인해 1억8000여만 원을 잃은 피해자도 있다.

전국적으로도 피해가 심각하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2월부터 지난 3월까지 접수된 기관 사칭 사기 피해는 537건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