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소방재난본부 119종합상황실 모습.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부산소방재난본부 119종합상황실 직원의 재빠른 대처로 응급상황에 놓인 80대 고령자가 무사히 구조됐다.

18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8시34분 119종합상황실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는 5초간 아무 말없이 이어지다 끊어졌다. 신고를 접수한 서종한 소방교는 해당 번호로 전화를 걸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1분 뒤 다시 이 번호로 전화가 왔고, 16초간 침묵이 이어지다 또 끊겼다. 곧바로 전화를 걸었으나 받지 않자 이상함을 느낀 서 소방교는 ‘긴급상황인 경우 반드시 119로 재신고해달라’는 안내 문자를 보내고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그러곤 1분이 지난 오후 8시36분 3차 신고 전화가 접수됐다. 1분41초간 이어진 통화에서 신고자의 가냘픈 숨소리를 포착한 서 소방교는 GPS(위성항법체계)를 기반으로 위치를 추적, 현장에 구급차와 펌프차를 출동시키고 경찰에 공동 대응도 요청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119종합상황실 서종한 소방교.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부산 사상구 주례동 다세대주택 밀집지역까지 범위를 좁힌 구급대원과 경찰 15여 명은 집집마다 문을 두드리며 수색을 시작했다.

그동안 서 소방교는 계속 신고자와의 통화를 시도했고, 신고자는 ‘여기 좀 와달라’는 말을 힘겹게 전했으나 주소를 묻는 질문에 답하지 못했다.

오후 8시56분 신고자로부터 걸려온 4차 전화에서 수화기 너머 문 두드리는 소리를 들은 서 소방교는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에게 무전으로 상황을 알려 신고자를 발견하도록 했다. 최초 신고 접수 후 20여 분 만이다.

80대 남성이었던 신고자는 고열 증상으로 식은땀을 흘리며 홀로 쓰러져 있었다. 구급대원들은 숨 쉬기도 어려울 정도로 산소포화도가 저하된 신고자를 대상으로 응급처치를 시행하고 병원으로 이송했다. 신고자는 패혈증 진단을 받고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최정식 119종합상황실장은 “이번 사례로 단 한 통의 전화가 시민의 생명과 직결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다”며 “작은 신호도 놓치지 않고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로 시민의 안전을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