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에 본사를 두고 건강기능식품 등 사업을 벌이며 고수익을 미끼로 400억 원대 투자 사기 행각을 벌인 아하그룹 주축 임원 2명(국제신문 지난 6월 5일 자 8면 보도)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460억 원대 다단계 금융 사기’ 아하 그룹 의장·회장 중형

창원지법 마산지원 형사3단독(김남일 부장판사)은 23일 사기와 유사수신행위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아하그룹 의장 A(50대) 씨에게 징역 13년을, 회장 B(60대) 씨에게 징역 10년을 각각 선고했다. 이는 검찰이 결심 공판에서 이들에게 각각 구형한 징역 12년과 8년보다 높은 형량이다.

A 씨 등은 2016년 다단계판매업을 등록하지 않고 관련 조직을 구축한 뒤 가상 캐릭터(NFT, 대체불가 토큰) 또는 부동산을 사고파는 메타버스 플랫폼 등의 허위 사업 투자를 부추겨 2138명으로부터 486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 등은 원금 보장과 최대 10%의 수익 등을 미끼로 선순위 투자자를 모집한 뒤 이들에게 후원 수당 지급을 빌미로 후순위 투자자 모집을 유도했다.

이 과정에서 ‘돌려막기’ 형태로 투자자에게 일부 수당을 지급하거나 거래 실적에 따라 팀장, 국장, 대표 등 직위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범죄 규모를 키워 나갔다. 이들은 범행 수익을 이용해 스파, 요식 사업 등을 운영하는 법인을 21개까지 늘리면서 신뢰를 형성했고, 시장 추이에 따라 수시로 투자 아이템을 변경하기도 했다. A 씨 등은 법정에서 ‘투자자를 기망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영업이익 규모가 미미해 돌려받기 방식 운영 외에는 이자나 배당금을 줄 형편이 아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피고인에게 판매한 가상 캐릭터 등도 실체가 없는 전산 정보에 불과한 점 등에 비춰 편취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한편, 현재 A 씨와 B 씨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계열사 대표 등도 별도로 기소되거나 검찰 수사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