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모델링 통해 공원 등 조성계획

사람이 살지 않아 방치된 빈집이 한국 근현대 미술계의 거장 이중섭의 삶을 조명하는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이중섭 부부 단칸방 재현시설로 재탄생할 부산 동구 범일동 빈집. 부산시 제공

부산시는 올해 하반기 ‘빈집 매입 및 생활 사회기반시설(SOC) 조성사업’ 대상지로 동구 서구 사하구 등 3곳을 최종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사업은 급속한 도시 노후화와 인구 감소에 따른 빈집 문제를 해결하고자 빈집을 매입, 주민 생활에 필요한 생활 사회기반시설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시는 앞서 지난 4월 올해 상반기 사업 대상지로 동구와 영도구를 선정,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기숙사와 소규모 체육공원을 조성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부산시가 부산 동구 범일동 빈집을 리모델링해 조성할 '이중섭 부부 단칸방 재현시설'의 구상도. 부산시 제공

이번 공모에 선정된 사업은 ▷동구 ‘이중섭 부부 단칸방 재현시설 조성’ ▷서구 ‘방재공원 조성’ ▷사하구 ‘공중화장실 설치’ 등이다. 먼저 동구 범일동 빈집 3채를 매입, 1채는 리모델링을 통해 ‘이중섭 부부 단칸방’을 재현한 시설을 조성한다. 나머지 2채는 철거해 이와 연계된 테마 공원으로 꾸민다. 이중섭은 1950년대 범일동 판잣집 단칸방에서 아내, 두 아들과 함께 피란 생활을 하며 작품활동을 이어갔다. 1953년 부산역전 대화재로 그가 살던 집과 작품 대부분이 소실됐는데, 이번 사업을 통해 그의 가족이 머물던 공간을 재현함으로써 문화·관광 자원으로 거듭나게 됐다.

시는 서구 동대신동 구덕산 숲또랑길 진입부에 있는 빈집 2채를 철거하고 방재공원을 조성한다. 이곳에는 산불 등 산림재해 예방 시설과 주민 휴식 공간이 마련된다. 또 사하구 괴정동 대티터널 인근 빈집 1채를 철거, 대티터널 진입 상부 공원화와 연계해 공원진입로와 공중화장실을 설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