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검증 평가·서류제출 누락 덜미
- 27건 위법·부당 확인, 징계 1건

올해 여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일대에서 열린 ‘해운대페스타’가 파행하는 등 축제 관련 논란이 있었던 해운대구가 과거 해맞이 축제 운영자 입찰 과정에서 자격이 없는 업체를 선정했던 사실이 부산시 종합감사결과 드러났다. 또 교육훈련 미이수로 승진심사에서 제외돼야 할 직원들이 승진하거나, 온천이용 허가 기간이 끝난 뒤 무단 사용한 업장을 방치한 점도 적발했다.

부산시청 전경. 부산시 제공

부산시 감사위원회는 최근 ‘2025년 해운대구 종합감사’ 결과를 공개하고 27건의 위법 및 부당사항을 확인, 징계 1건 등 119건의 신분상 조치를 통보했다고 30일 밝혔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구는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송년·신년 행사로 여는 ‘해운대 카운트다운·해맞이 축제’의 용역에서 입찰 참가 자격이 없는 업체와 계약한 점이 적발됐다. 2019년부터 구가 주관하는 이 사업은 제한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하는데, 2020년 11월 ‘2021년 축제 용역’ 입찰 공고를 하면서 단독 응찰한 A 업체를 선정했다. 그러나 A 업체는 행사대행업으로 등록됐으나, 세부품목이 ‘축제 기획 및 대행서비스’가 아닌 ‘기타행사 기획 및 대행서비스’로 돼 있어 공고에서 요구한 참가 자격을 충족하지 못했다. 결국 이를 인지하지 못한 구가 무자격 업체와 계약을 체결한 셈이다.

또 용역의 제안서평가위원회 발표 때도 A 업체가 발표자와 그를 보조하는 배석자의 재직증명서 제출을 누락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누락은 2021년·2022년·2024년 등 총 세 차례 이뤄졌고, 지난해는 업체 소속이 아닌 외부인이 배석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위는 구가 누락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해 보완 요구 등 절차도 생략했다고 지적했다.

이 용역의 정량평가 점수가 잘못 매겨진 사실도 적발됐다. 정량평가 중 기술자 수에 따라 점수를 차등 부여하는 ‘기술인력 보유현황’ 항목이 있는데, 2022년 11월 A 업체가 5명의 기술인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구에 제출했다. 그러나 실제론 이 중 4명은 다른 업체 소속이었는데도 구가 이를 검증 없이 그대로 인정, 더 높은 점수를 받아 1순위 협상대상자가 바뀌어 결국 A 업체가 계약을 체결하는 등 2021년부터 4년간 관련 행사를 진행했다. 감사위는 담당자가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했다며 징계처분을 권고했다.

특히 이번 감사결과 올 여름 축제 논란으로 몸살을 앓은 해운대구가 과거 축제 용역에서도 여러 문제가 있었다는 점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앞서 구는 지난 여름 해수욕장 개장 기간 민간사업자에게 ‘해운대페스타’ 축제를 맡겼다가 운영사 문제 등으로 파행됐다. 입점 상인들을 대상으로 불법 전대 의혹 등이 일어 구가 운영사에 협약 해지를 통보했고, 상인들은 공익감사 청구를 예고했다.

이 밖에도 교육훈련을 이수하지 않아 승진 심사 제외대상인 공무원 3명을 승진시킨 점과 온천이용허가 유효기간이 만료된 목욕장을 대상으로 만료 통보 등 행정절차를 이행하지 않아 무단으로 연장 사용이 이뤄진 점도 지적됐다. 구 관계자는 “감사 결과를 대체로 수용한다”며 “축제 용역 등 비슷한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전반적인 과정을 더 꼼꼼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