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시간대 과속 상태로 차량을 몰다가 길에 누워있던 50대를 치어 숨지게 한 20대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국제신문 DB

창원지법 형사6-1부(이희경·김재현·최선재 부장판사)는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기소된 20대 A 씨의 항소심에서 원심인 금고 1년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A 씨는 2022년 3월 13일 오전 3시35분 거제시의 한 편도 2차로 도로에서 1차로에 엎드려 있던 50대 B 씨를 역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 씨는 시속 80㎞의 제한 속도를 어기고 101㎞로 주행하던 중 전방에서 단독 사고를 일으킨 뒤 2차로에서 정차 중이던 B 씨의 차량을 발견하고도 제동 없이 1차로로 차로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사고를 냈다. 머리와 경추 등을 크게 다친 B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제한 속도 초과해 차량을 운행한 과실 등으로 피해자가 사망하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한 점 등에 미뤄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금고형을 선고했다. 금고형은 교도소에 감금하지만 징역과 달리 노역을 부과하지 않는 형벌이다. A 씨는 사실 오인과 법리 오해,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A 씨는 항소심 법정에서 사고 당시 A 씨가 새벽 시간대 검은 계열의 옷을 입었던 점 등에 비춰 피해자 발견이 어려웠다고 항변했다. 또 사고 지점이 터널 출구로부터 140ｍ 정도 떨어진 지점이라 규정 속도를 준수했더라도 사고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주의 의무 위반과 사고 발생 사이의 인과 관계가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도 주장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속도별로 멈출 수 있는 재동 지점의 블랙박스 영상을 통해 B 씨를 식별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고 판단,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설령 제한속도보다 더 낮은 속도로 주행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충격하기 약 1초 전후에야 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보이는 점 등을 감안하면 주의 의무 다하지 않은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