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의 한 시내버스 안에서 심장마비를 일으켜 쓰러진 70대 승객의 목숨을 ‘13년 무사고’ 베테랑 기사가 신속하고 정확한 응급조치로 구해내 시민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지난 2일 심장마비로 쓰러진 70대 남성 승객을 구한 강래화 21번 버스기사.

화제의 주인공은 세원여객 21번 시내버스를 운행하는 강래화 기사(63)다. 4일 국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6시께 양산 북정에서 부산 덕천동 방향으로 40여 명의 승객을 태우고 운행하던 중 “사람이 쓰러졌다”는 다급한 승객들의 소리를 들었다. 황산공원에서 양산국화축제를 관람하고 귀가 중이던 70대 남성이 갑자기 심장마비를 일으켜 바닥에 쓰러진 것이다.

강 기사는 즉시 버스를 세우고 쓰러진 남성의 상태를 확인했다. 당시 남성은 눈동자가 풀리고 호흡이 거칠면서 맥박이 약한 상태였다. 강 기사는 남성을 일으켜 세우려는 승객들을 제지하고 119 연락을 요청한 뒤, 남성의 다리를 높이 들어올리고 몸을 주무르며 마사지를 실시하는 등 응급조치를 실시했다. 3~4분의 긴박한 조치 끝에 서서히 남성의 호흡과 맥박이 돌아왔고, 현장에 도착한 119에 무사히 인계됐다. 남성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기사의 신속한 판단과 응급조치 덕에 생명을 구하자 승객들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올해로 13년째 시내버스 운행을 강 기사는 입사 후 단 한 건의 사고가 없는 무사고 모범기사로 내년 정년을 앞두고 있다. 그는 과거 양산에서 박희태 전 국회의원의 비서로도 활동한 경력도 있다.

강 기사는 “13년간 버스 운행 중 차량 밑에 깔린 사람을 위해 주위 사람들과 차를 들어 올려 생명을 구한 경험도 있다”면서 “이번 건도 그동안의 경험과 신속한 판단으로 승객의 목숨을 구하게 돼 다행”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내년 정년을 앞두고 뜻있는 일을 한 것 같아 보람된 하루였다”며 “남아있는 근무시간까지 ‘국민의 발’ 역할에 충실하며 승객들을 위한 안전운행과 즐거운 이동을 위해 세심한 노력을 잊지 않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