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무사증으로 입국한 베트남 국적 외국인 40여 명을 부산 등 육지로 이탈시킨 일당 3명이 붙잡혔다. 이들은 SNS 등으로 무단이탈 외국인을 알선한 뒤, 제주에서 육지로 이들을 옮겨주는 대가로 1인당 수백만 원의 돈을 받아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가 무사증으로 제주로 입국한 외국인 40여 명을 육지로 옮긴 어선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부산출입국·외국인청 제공

부산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는 제주특별자치도법 및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베트남 국적 A(여·34) 씨와 B(33) 씨를 구속하고 한국인 C(73) 씨를 불구속 입건한 뒤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다고 4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총 5차례에 걸쳐 무사증으로 제주도에 입국한 베트남 국적 외국인 40여 명을 어선을 이용해 부산항 등으로 무단이탈 시킨 혐의를 받는다. 조사대에 따르면 A 씨는 한국에 15년 이상 거주한 결혼이민자며, B 씨와 C 씨는 각각 오징어잡이 어선 선원과 선장이다.

비자가 필요 없는 무사증 제도로 입국한 베트남인 40여 명은 부산 남항 감천항 거제 장승포항 등 5곳에 내렸다. 한번 육지로 옮겨질 때마다 이들은 8~12명씩 내린 것으로 전해졌으며, 특히 부산 남항에서 가장 많은 인원이 하선했다. 일당은 이렇게 무단이탈을 도운 외국인 1명당 400여 만원 씩 받아챙겼다. 무단이탈 외국인 알선은 지인과 SNS 등을 통해 A 씨가 맡았으며, B 씨와 C 씨는 실제 이들을 제주에서 육지로 옮기는 일을 했다. 대가로 건넨 돈은 A 씨가 받아 일당과 나눴다.

무단이탈 외국인 중 5명은 조사대에 의해 적발돼 3명이 구속, 2명이 불구속 입건돼 사건이 검찰로 넘겨졌다. 특히 40여 명 중 제주도에 입국한 뒤 사업 실패와 과도한 빚으로 협박을 당하고 있다며 허위로 난민 신청한 사람도 있었다. 실제 난민 승인은 이뤄지지 않았다. 조사대는 남은 무단이탈자들도 계속 추적하고 있다.

김현채 부산출입국·외국인청장은 “무단으로 제주에서 출도하는 알선 범죄를 불법 밀입국 행위에 준하는 중범죄로 규정하고 철저히 차단할 것”이라며 “항만 보안 강화와 관계 기관 공조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