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곡학원 이사회, 폐교안 상정
- 재학생, 비대위 결성·반대운동
운영난으로 폐교 위기에 몰렸던 부산예술대학교(국제신문 지난 7월 24일 자 8면 등 보도)가 결국 ‘자진폐교’하는 방안 검토에 들어갔다. 이 학교는 2026학년도 신입생 수시모집까지 중단한 상황으로, 학내 구성원 사이에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위기감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부산예술대는 다수의 유명 연예인을 배출하는 등 부울경 지역 유일의 예술전문대로 명성을 떨쳤으나, 정부의 재정 지원 중단과 신입생 충원난 등이 겹쳐 존폐의 갈림길에 놓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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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예술대학교 본관. 국제신문DB |
5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예대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원곡학원의 이사회는 지난 9월 30일 ‘2025학년도 제8차 이사회’ 1호 의안으로 자진폐교(안)를 상정했다. 이사들은 대학 재정이 날로 악화하는 상황에서 자진폐교 절차와 일정을 구성원이 힘을 모아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예대는 대학기관평가인증과 재정건전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 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12월 교육부로부터 국가장학금 및 학자금대출 지원이 중단된다는 통보를 받은 후 학교 사정이 급격히 나빠졌다. 실제 부산예대는 운영난이 심화하면서 올해 하반기 진행해야 했던 수시모집을 중단했다. 전문대의 경우 수시로 대부분의 입학생을 뽑는 만큼 2026학년도 신입생 모집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부산예대 전교생은 406명으로, 올해 2학년이 졸업하면 내년에는 169명의 학생만 남게 된다.
부산예대 관계자는 “요즘 웬만한 대학생은 국가장학금을 받는데, 지원이 안 되는 학교에는 오려 하지 않는다”며 “폐교를 원하는 학내 구성원은 없겠지만, 신입생을 모집하면 부담만 더 커지는 상황”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하면 부산예대는 결국 폐교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 앞서 전문대인 강원관광대도 2019년부터 정부 재정 지원이 중단돼 운영난과 신입생 충원난을 겪다 2023년 9월 신입생 모집을 중단한 뒤 지난해 2월 자진폐교했다. 부산예대가 자진폐교하면 2018년 대구미래대, 지난해 강원관광대에 이어 전국 전문대 가운데 자진폐교한 3번째 사례가 된다.
부산예대 재학생들은 ‘폐교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부산예대 2학년 A 씨는 “교육부로부터 공문이 온 것도 아닌데, 이사회가 학내 구성원과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자진폐교를 검토한다”며 “부산예대는 단순한 교육기관이 아닌, 지역의 예술·문화 정체성을 나타내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학교 측은 이사회 차원에서 자진폐교 검토 논의가 있었으나 아직 구체화한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부산예대 관계자는 “정부는 청년의 지역 정주와 수도권 이탈 방지를 기조로 정책을 추진하는데, 부울경 유일의 예술전문대가 문을 닫으면 결국 예술하는 학생들은 지역을 떠날 수밖에 없다”며 “부산예대와 같은 소규모 특성화대학에 일반대학과 같은 기준으로 평가를 진행하는 구조도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1994년 개교해 올해로 31주년을 맞은 부산예대는 배우 김광규, 개그맨 허경환, 가수 길건을 비롯해 인기그룹 ‘데이식스(DAY6)’ 멤버 도운 등 다수의 연예인과 예술인을 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