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500세대 여전히 연탄 떼
- 장당 1100원서 더 오르면 부담
아침 기온이 뚝 떨어지는 등 완연한 가을 날씨를 보이며 난방이 본격 시작되는 가운데, 부산 유일의 연탄 도매업체가 경영난으로 문을 닫을 위기에 놓였다. 이 업체가 문을 닫으면 수송비 증가로 인해 연탄 가격이 오를 수 있어 부산에서 연탄을 사용하는 약 500세대 등 취약계층의 부담이 우려된다.
 |
| 9일 부산 해운대구 반여동에 있는 부산 유일의 연탄 도매업체에서 대표가 연탄을 정리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
9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부산의 연탄쿠폰 지급세대는 총 303세대다. 구·군별로는 ▷동구 85세대 ▷부산진구 56세대 ▷남구·서구 27세대 ▷영도구·연제구 19세대 ▷사하구·금정구 12세대 ▷동래구 10세대 ▷사상구 9세대 ▷강서구·수영구 7세대 ▷해운대구·기장군 4세대 ▷북구 3세대 ▷중구 2세대 등이다. ㈔부산연탄은행에 따르면 연탄쿠폰을 받지 않는 곳까지 고려하면 부산에서 약 500세대가 연탄을 이용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아직도 연탄으로 난방하는 세대가 많은데, 정작 이를 공급할 도매업체는 부산에 단 1곳뿐이다. 이마저도 현재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언제 폐업 결정을 내려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실제 해운대구 연탄 도매업체 A사는 7년 전 250만 장이 넘었던 판매량이 지난해 약 120만 장으로 급감했다. 일감이 줄다 보니 직원도 모두 내보내고 홀로 운영 중이다. 이곳 대표 B 씨는 “올해 연탄 판매량은 100만 장을 겨우 넘길 걸로 예상한다”며 “연탄 사용은 날씨가 좌우하는데 점점 겨울이 늦어지는 등 기온이 따뜻해지는 추세라 판매량도 점점 떨어진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이곳이 폐업하면 지역 내 공급이 어려워 연탄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점이다. 2017년 남구에 있던 진아산업의 폐업을 끝으로 부산 연탄공장은 모두 사라졌다. 이후 진아산업에서 근무했던 B 씨가 도매업체를 세운 것인데, 경북 경주 공장에서 연탄을 가져온다. 소매업자들이 직접 공장에서 가져올 수도 있으나, 대량의 연탄을 수송·보관할 수 없어 자연히 수송비용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1세대당 연간 연탄 사용량은 적게는 600장에서 많게는 1000장이 넘는다. 500세대가 600장씩만 사용해도 30만 장의 연탄이 필요하다.
연탄 이용 세대는 대부분 취약계층이라 약간의 가격 상승에도 부담이 크다. 연탄공장이 모두 사라지면서 2018년 연탄 수송비(장당 15원)를 지원하는 시 조례가 제정되기도 했으나, 애초 한시적 조례라 3년간 운영하고 폐지됐다. 취약계층에 에너지바우처 연탄쿠폰을 지급하는 복지사업이 이뤄지고 있으나, 소비자를 위한 지원 사업이라 도매업체 경영에는 큰 효과가 없다.
현재 부산지역 연탄 소매가는 장당 900~1100원에 분포해 있으며, 배달이 어려운 곳은 1600~1700원까지 가격이 오른다.
부산연탄은행 강정칠 대표는 “연탄 가격이 해마다 치솟고 있는데 도매업체가 사라지면 수송비가 오르는 건 당연한 수순”이라며 “도매업체 지원 등 남은 연탄 사용자를 위한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