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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로 특색 없는 상점 즐비…각국 음식·문화 체험 장으로”

정덕민 유엔밸리 추진위원장

  •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  |   입력 : 2025-11-17 19:22:51
  •  |   본지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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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5 참전국가 등 문화원 집적
- 이색 거리 조성 프로젝트 구상
- “부산은행·삼성 등 지원 의사
- 市 참여 재단 만들면 공공성↑”

- 시민과 높이 제한 완화 운동
- 인도명예총영사 활발한 활동

“유엔기념공원 일대는 분명 낙후했습니다. 그러나 높이 제한을 완화해도 대규모 재개발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공원의 상징성을 살리는 공적 개발이 필요합니다. 이런 차원에서 6·25전쟁에 참전해 우리나라와 특별한 인연을 맺은 나라들을 중심으로 각국의 음식·예술·교육·경제가 밀집한 ‘문화원 거리’를 조성하려 합니다. 부산시도 참여해 공공성을 높여야 합니다.”

정덕민 유엔밸리 추진위원장이 관련 프로젝트 구상을 설명하고 있다. 신심범 기자
정덕민(46) 유엔밸리 프로젝트 추진위원장은 17일 공원 일대 경관지구 해제를 둘러싼 논의에 대해 이처럼 평했다. 높이 제한이 일부 풀리더라도 여전히 지역을 변화시킬 외부 자본은 유입되기 어려운 실정이란 것이다. 높이 제한 완화 이점을 살리면서도 일대에 생기를 불어넣으려면 유엔공원이 갖는 의미가 승화하는 방식의 공공 프로젝트가 이뤄져야 한다는 게 취지다.

그는 유엔밸리 프로젝트가 적합하다고 말한다. 그가 2015년 무렵부터 추진한 것이다. 남구 유엔로 등 공원 주변 거리를 참전국의 문화원으로 가득 채우자는 게 핵심이다. 인도명예총영사이기도 한 정 위원장은 2022년 사비를 들여 유엔로에 인도문화원을 짓는 것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지난해 5월엔 조현 외교부 장관 등이 멤버인 추진위원회도 발족했다.

인도문화원은 현지의 고급 차(茶)를 판매하는 한편 현지 국립요가원 소속 강사의 요가 수업이 제공된다. 국빈 대접용 왕실 요리가 나오는 식당도 들어섰다. 식당에선 대사관이나 영사관에서 일한 요리사들이 음식을 만든다. 이처럼 한 나라의 특징 문화가 높은 질로 제공되는 공간이 밀집한다면, 시민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공간으로 거듭날 것이란 게 그의 판단이다.

정 위원장은 2020년 무렵부터 일대 주민과 함께 높이 제한 완화 운동에도 나섰다. 각국을 설득해 문화원을 세우려면 어느 정도 번듯한 건물 하나는 지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공원 일대 경관지구의 건물은 1971년부터 높이를 최대 12m로 제한받았다. 공원 내 묘역의 존엄성을 지키려는 조처였다.

그는 “유엔로 등 일대는 차량정비소나 경로당 등 유엔공원과 아무 상관 없는 공간으로 채워져 있다. 심지어 재한유엔기념공원관리처가 소유한 땅에도 일반 상점이 들어선 처지”라며 “각국 대사관 출신 셰프가 현지 음식을 만들어 주는 문화원이 거리에 들어찬다면 사람들을 유입할 이색적인 공간이 될 것이다. 외교적으로도 참전국에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관의 참여도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두 가지 이유다. 먼저 “해운대구에 자리한 아세안문화원처럼 관이 운영하지만 주변과 관련이 떨어지는 공간을 유엔공원 일대로 집적시켜 ‘외국 문화의 공간’이란 효과를 더욱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또 그는 “부산은행 삼성 등을 비롯해 이 프로젝트에 지원할 의사를 보인 기업을 확보했는데, 저와 같은 개인이 사익을 위해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논란이 생길 수 있다. 이를 피하려면 시가 참여하는 재단법인 형태로 운영해 지원금 운영의 공공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 문화의 집적’에 대한 관의 이해도 또한 더욱 높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2022년 처음 인도문화원을 만들 때 건축 심의만 6번을 받았다. (힌두 문화인) 인도풍의 건물 입구를 두고 ‘무슬림을 연상시킨다’는 말도 안 되는 지적 때문이었다”며 “이 같은 문화 몰이해적 절차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곤란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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