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 웅동1지구 개발사업지 전경. 국제신문 DB

골프장만 조성된 채 표류하는 ‘창원 웅동1지구 개발사업’(국제신문 지난 10월 15일 자 온라인 등 보도)이 정상화 동력을 사실상 확보했다. 민간사업자에게 확정투자비를 지급해야 하는 사업시행자인 경남개발공사가 행정안전부로부터 수백억 원 규모의 공사채 발행을 조건부로 승인받으면서다. 이로서 골프장 명도와 임대 또는 직영 여부 결정 등 후속 절차 추진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경남개발공사는 19일 행안부에 ‘웅동1지구 사업 부지 장기 활용 계획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는 행안부가 최근 ‘공사채 발행 사전 심의위원회’를 연 데 이어 전날 해당 문서 첨부를 조건으로 이를 승인한 데 따른 조처다. 애초 공사는 지난달 10일 상위 기관인 경남도를 통해 1000억 원 규모의 채권 발행 신청서를 행안부에 제출했다. 심의위는 해당 자금 성격이 공사채 발행을 금하는 채무 변제 용도가 아닌 사업 투자금이라고 판단하면서도, 이 중 공사가 기존 민간사업자인 ㈜진해오션리조트에 물어야 하는 확정투자비와 내년까지의 기반 시설 구축비를 더한 752억 원만 승인했다. 상환 기간은 5년으로, 다시 동의를 얻어 연장할 수 있다.

공사 관계자는 “심의 당시 구두로 장기 계획을 밝혔고, 이를 공문으로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며 “이번주 내 최종 승인을 받는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공사는 이를 토대로 다음주 초 대출 금융기관 선정 공고를 3일 간 내는 등 공사채 발행 절차를 이행하고, 민간사업자와 결별하기 위한 골프장 명도 합의서를 작성할 계획이다. 이후 공사는 골프장 운영을 유지한 채 1~2달가량 시설 인수·인계 절차를 밟는 동시에 직영·임대 등 새로운 운영 방식을 결정한다. 공사는 애초 확정투자비 지급 전 이를 확정할 예정이었나 새 사업자와의 법적 분쟁을 우려, 우선 직접 인수·인계에 참여하기로 했다.

풀어야 할 난제도 상존한다. 공사가 실시협약에 따라 기존 공동 시행자였던 창원시와 함께 다음 달 1일까지 사업자에 지급하는 확정투자비는 1009억 원에 이른다. 토지 비율에 따라 공사 64%, 시 36% 비율로 부담해야 한다. 다만 이는 사업자가 대주단에 부채를 갚기 위해 공사, 시와 잠정 합의한 금액으로, 앞으로 정확한 투자 금액과 산정 방식을 두고 법정 소송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와 공사는 2009년 진해오션리조트와 진해구 수도동·제덕동 225만㎡ 일대 관광·레저단지를 조성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2017년 수익성이 높은 골프장(36홀)만 조성된 채 표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