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록우산·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국제신문 공동기획
교실에서 김민후(가명·9세) 군은 종종 혼자 남는다. 글자는 읽지만 의미를 이해하지 못해 이미 넘어간 내용을 붙들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수업은 점점 더 어렵게 느껴지고 교실에서 말수가 적어졌다. 민후 군의 어머니는 이혼 후 홀로 민후 군과 누나, 자폐성 장애가 있는 형까지 세 아이를 돌보고 있다. 친척 도움도 없어 생계비와 치료비까지 함께 부담할 여유가 없다.
민후 군은 또래보다 발달이 늦다. 학습 수준은 현재 학년보다 1년 이상 뒤처져 있다. 국어는 글자를 읽고 쓰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문장을 이해하거나 어휘를 활용하는 능력이 충분하지 않다. 특히 수학은 초등 1학년 후반 수준에 머물러 자신감이 크게 떨어져 있다.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험이 반복되면서 등교를 거부하기도 했다. 의사소통에서도 어려움을 겪는다. 수업 시간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대화에서도 이해가 느리고, 말이 막히는 일이 잦다.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한글을 읽지 못했지만 언어치료를 통해 기초 문해력을 갖춰가기 시작했다. 문제는 바로 그때 지원이 멈췄다는 점이다. 최근 재진단에서 ‘경계선’ 판정을 받으며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문제 행동이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발달지연은 항상 행동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언어 이해, 처리 속도, 학습 전환 능력처럼 눈에 띄지 않는 영역에서 누적된다. 전문가들은 언어치료를 ‘말을 가르치는 과정이 아니라 학습 정서 사회성 발달을 떠받치는 기반’으로 본다는 점에서 발달이 지연된 아동에게 언어치료는 필수적이다.
민후 군의 가정은 장애아동 가정임에도 ‘지원 대상이 아님’으로 분류돼 지원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민후 군은 치료를 통해 분명한 변화를 보였다. 하지만 치료가 중단되고 현재 학습 이해와 표현 능력은 또래보다 뒤처져 있어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발달 격차가 더 벌어지기 전에, 꾸준한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민후는 다시 교실에서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지난 2025년 11월 14일 자에 소개된 한서율 군에게 한국수력원자력(주) 고리원자력본부와 초록우산 부산지역본부의 도움으로 언어치료비가 지원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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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초록우산 부산지역본부 (051)505-3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