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경남도청에서 지역 주택시장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는 박명균 도 행정부지사. 경남도 제공

경남도가 정부 정책이 수도권 집값 잡기에 집중된 사이 고사 위기에 처한 지역 주택시장 활성화에 나선다. 비수도권 현실에 맞도록 정부로부터 규제 기준의 차등 적용을 이끌어 내는 한편, 자구책을 수행해 주거 안정을 도모하는 게 목표다.

경남도는 24일 도청에서 ‘주택시장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도에 따르면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경남의 주택가격지수는 2022년 12월 97.8%에서 지난 8월 현재 93.2%로 4.6%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21년 6월 전국 평균 주택가격을 100%로 설정, 그 이후 시장 가격변동 추이를 한눈에 나타내는 지수다. 반면, 수도권은 이 기간 132.1%에서 151.7%로 19.6%포인트 올라, 경남과의 격차가 34.3%포인트에서 58.5%포인트로 벌어지면서 극심한 양극화 현상을 보였다. 여기다 주택 공급 선행지표인 인허가 물량도 올해 9월까지 6797세대를 기록, 전년(1만4212세대)과 비교해 52.2% 수준으로 급감한 상황이다.

이에 도는 최근 LH(한국토지주택공사) 경남본부, 대한주택건설협회,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등이 참여하는 협의회를 통해 대책을 마련했다. 도는 우선 얼어붙은 거래를 되살리기 위해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세(8~12%) 제도를 비수도권 비조정대상지역에 한해 폐지할 것을 정부에 건의한다. 또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제도를 비수도권에는 적용하지 말 것을 요청, 수요 회복을 이끌어 낼 방침이다. 도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정부 기조에 따라 추진하는 매입 임대사업의 전체 물량(4만2700세대) 중 지방 배정분을 기존 9%(경남 1.73%)에서 15%로 확대해야 한다고도 목소리를 낸다. 이외에도 ▷지역 중소 건설사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시 자기자본 비율 완화(20%→10%) 등을 건의할 방침이다.

도는 자체 주택시장 활성화 방안도 추진한다. 그간 지방비 부담이 많아 시군 참여가 저조했던 국토교통부 특화임대주택 공모 사업에 올해 하반기 함양군, 합천군이 참여하는 등 지자체 차원에서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한다. 또 난개발을 막고 인허가 절차를 단축하고자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 지정지침’을 수립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주택건설·재건축 사업을 추진할 때도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고 공사발주 단계에서부터 지역업체가 하도급에 우선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도는 이런 대책을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안건으로 상정해 정부를 설득할 방침이다. 박명균 행정부지사는 “수도권 쏠림 현상 완화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검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