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구 헬스장 먹튀 사태(국제신문 지난 2일 자 6면 보도 등)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피해자 모임에 대표가 모습을 드러내 공개 사과했다. 사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이행 방안은 내놓지 않았다.

3일 북구 화명동에서 A 운동 시설 피해자 모임에 많은 사람이 참석했다. 임동우 기자

3일 북구 화명동 A 운동시설에서 피해자 대책 모임이 열렸다. 대책 모임 30분 전부터 피해자들은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모임에는 운동 시설 회원과 직원 등이 참석했다. 오후 7시 모임이 시작되자 현장에는 100여 명의 인파로 북적였다. 피해자 모임 대표자 선정이 이뤄질 때쯤 운동시설 대표가 현장에 나타났다. 대표 B 씨는 회원과 직원을 향해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피해자들은 예상치 못한 대표 등장에 운동시설 폐쇄 이유와 시설 운영 재개 및 피해 보상 계획을 물었다. B 씨 측은 경영상 적자 누적으로 시설 운영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B 씨 측은 “적자가 많아져서 수영장과 헬스장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미리 말씀을 드리지 못하고 문을 닫아 놀라게 해드려 죄송하다. 현재 보상해야 할 금액은 4000~5000만 원가량으로 안다”고 말했다.

3일 일부 회원은 A 운동 시설에서 개인 물품을 찾아갈 수 있었다. 임동우 기자

피해자들은 대표를 향해 구체적인 약속을 요구했지만 즉답은 피했다. 적어도 수영복과 운동용품 등 개인 물품이라도 가져가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난색을 보여 현장에서는 원성이 자자했다. 끝내 대표가 문을 열어줘 운동 시설 일부 회원들은 개인 물품은 챙겨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시설 대표는 피해자들이 요구한 핵심 사안인 시설 운영 재개와 피해 보상에 관해서는 명확한 약속을 하지 않았다. B 씨는 “현재 경찰에서 조사가 이뤄지고 있어 경찰에 출석해 먼저 (관련 혐의에 관해) 소명한 뒤 회원에게 공지하겠다”고 말했다. 회원권 보상에 관한 정확한 보상 시점을 밝힐 것을 거듭 요구했지만 대표는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3일 폐쇄된 운동 시설 내부 수영장에는 물이 가득차 있었다. 임동우 기자

대표가 피해자 모임에 나타났지만 아직 풀어야 할 과제는 잔뜩 쌓여있다. 대표는 추석을 앞두고 회원에게 판매한 상품권에 관해서는 모르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시설을 실질적으로 운영했던 이들을 통해 확인에 시간이 걸린다는 입장이다. 대표 발표를 지켜보던 피해자는 “겨우 운동용품만 되찾았다. 상품권 환불과 회원권 보상에 대해서는 어떻게 하겠다는 약속이 없어 믿지 못하겠다. 아직 경찰에 고소는 하지 않았지만 혹시 몰라 내일 경찰서를 찾아 고소장을 내겠다”고 말했다. 임동우 기자 help@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