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야 살인 사건’ 피의자 중 1명. 국제신문 DB

‘태국 파타야 한인 살인 사건’ 피의자 3명(지난 7월 17일 자 6면 보도)이 중형을 확정받았다. 지난해 현지에서 금품 강탈을 목적으로 한국인을 납치·살해한 뒤 사체를 훼손하고 저수지에 유기한 사건이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이날 강도살인과 시체은닉 등 혐의로 기소된 20대 A 씨와 B 씨, 40대 C 씨 등에게 각각 무기징역, 징역 30년,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들에게 내려진 10년간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유지됐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강도살인죄 고의 및 인과관계, 피고인들의 공모관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A 씨 등의 상고를 기각했다. 또 형량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사정들을 살펴보면 원심의 형이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A 씨 등 3명은 지난해 5월 3일 태국 방콕 한 클럽에서 30대 D 씨를 만나 수면제가 든 술을 마시게 한 뒤 피해자를 차량에 태워 콘도로 이동하던 중 그가 깨어 반항하자 무차별 폭행하고 숨을 쉬지 못하게 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이들은 범행을 숨기고자 D 씨의 신체 일부를 훼손한 뒤 사체를 시멘트와 함께 고무 드럼통에 넣고 파타야의 한 저수지에 버리기까지 했다. 여기에다 이들은 D 씨의 휴대전화로 그의 계좌에서 370만 원을 이체하고, 같은 날 피해자 가족에게 전화해 “1억 원을 송금하지 않으면 아들의 장기를 팔아버리겠다”고 협박했으나 미수에 그쳤다.

과거 전화금융사기(보이스 피싱) 범죄 등을 일삼던 A 씨 등은 해외여행 정보를 공유하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서 범행 대상을 물색, D 씨를 표적으로 삼았다. 이들 중 일부는 법정에서 강도 범행만을 공모했을 뿐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하거나 다른 공범이 범행을 주도했다며 책임을 미루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피해자 가족은 충격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거나 항암 치료 중 사망하기까지 했는데도 피고인들은 반성하지 않아 사회 격리가 불가피하다”며 중형을 선고했고, 항소심 재판부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