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3비상계엄 당시 위헌·위법적인 지시에 동조해 경찰력을 움직인 조지호 경찰청장이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을 받았다.

지난 9월 탄핵심판 사건 첫 변론기일에 출석한 조지호 경찰청장. 연합뉴스

헌재는 18일 대심판정에서 조 청장의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열고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국회의 탄핵소추를 인용했다. 파면 효력은 헌재 결정 즉시 발생하므로 조 청장은 선고 직후 직위를 잃었다. 지난해 12월 국회가 탄핵 소추한 지 약 1년 만이다.

헌재는 “국회의원의 국회 출입을 통제한 피청구인(조 청장)의 행위는 대통령의 위헌·위법적 지시를 실행하기 위한 것으로 대의민주주의와 권력분립 원칙에 위배되고,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 등 헌법상 권한을 침해했다”고 설명했다. 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과천청사 및 선거연수원 경찰 배치를 두고 “위헌·위법한 계엄에 따라 선관위에 진입한 군을 지원해 선관위의 직무 수행과 권한 행사를 방해해 선관위의 독립성을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헌재는 “이런 피청구인의 행위는 그 자체로서 대의민주주의와 권력분립 원칙에 대한 중대한 위반에 해당하고, 그로 인해 헌법 질서에 미친 부정적 영향도 엄중하다”며 “피청구인의 법 위반은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로 중대하다”고 밝혔다.

조 청장은 지난해 12·3 비상계엄 때 국회의원의 국회 출입을 막고 중앙선관위와 선거연수원에 경찰을 배치한 점을 근거로 지난해 12월 12일 국회가 탄핵을 소추했다. 지난해 11월 9일 전국노동자대회 과잉 진압도 소추 사유에 포함됐다.

한편 조 청장은 지난 1월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다만 혈액암을 근거로 같은 달 법원의 보석 허가를 받아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