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구청. 국제신문 DB

부산 남구의 정책비서관을 두고 구청장과 노조가 대립하는 가운데, 해당 정책비서관의 임용을 문제 삼는 내용의 노조 현수막이 구에 의해 철거되면서 갈등이 점차 심화하고 있다.

전국공무원노조 부산지역본부 남구지부는 절도·재물손괴·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오은택 부산 남구청장 등을 경찰에 고발했다고 23일 밝혔다. 노조는 지난 19일 남구 신임 정책비서관 임용을 지적하는 내용의 지부 현수막이 합당한 이유 없이 강제로 철거된 뒤 해당 현수막을 돌려 받지 못하고 있다며 고발장을 냈다.

양측은 이달 들어 갈등을 빚고 있다. 정책비서관 A 씨가 발단이다. 그는 2022년부터 2년간 비서관으로 일한 뒤 퇴직했다. 민간인 신분이던 A 씨는 지난 9월 한 공립 어린이집의 회계 관련 자료를 공개해 달라는 취지의 청구를 남구에 넣었다. 해당 어린이집의 회계에 부정이 있다는 제보를 받아 이를 확인하려던 것이다. 

관련 자료 공개 당시 A 씨는 공개된 내용의 범위가 협소한 점 등을 문제삼으며 이의제기를 신청했다. 이를 두고 그를 비판하는 글이 노조 게시판에 게재됐다. 그러자 A 씨는 공무원이 비밀엄수 의무를 어기고 개인정보를 흘렸는데도 이를 방치했다며 노조 등을 경찰에 고발하는 한편 구 감사 등을 요청했다.

이런 가운데 노조는 A 씨가 평소 공무원을 위압적으로 대했다며 지난달 30일 공개 성명을 냈다. 성명에서 노조는 ‘특정 외부인(A 씨)의 무리한 민원을 구청장이 지나치도록 수용해 편향된 업무지시를 내려 직원들의 고충이 크다’고도 주장했다.

그러자 오 구청장 또한 곧장 입장문을 내고 노조를 향해 유감을 표명했다. 구정에 대한 건전한 비판은 환영하지만, 사실을 왜곡하거나 내부 분열을 조장해선 안 된다는 취지였다. 또 오 구청장은 외부 압력이나 개입 없이 개인정보 유출 문제를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A 시 임용을 전후로 감사 등은 취하됐다.

갈등은 지난 18일 A 씨가 정책비서관으로 재임명되면서 한층 심화했다. 노조는 이튿날부터 현수막을 내걸고 A 씨 복귀를 결정한 오 구청장을 규탄했다. 그러다 현수막이 강제로 철거되면서 이번 고발에 이르게 됐다.

노조 관계자는 “A 씨는 공무원에게 위압적인 언행을 보인 한편, 최근의 문제로 노조를 찾아와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A 씨는 “노조는 내가 ‘갑질’을 했다고 주장하지만, 화법 탓에 말이 세다고 보여질 순 있어도 갑질을 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