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경남 양산시청 앞에서 주민들이 봉안당 설치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경남 양산시 삼성동 주거 밀집 지역 인근에 추진되어 인근 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샀던 성락사 봉안당 설치 사업이 결국 백지화됐다.

28일 양산시에 따르면 성락사는 지난 26일 시에 봉안당 설치 신고에 대한 취하서를 제출했다. 시는 이번 달까지 신고 수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사찰 측이 스스로 사업을 철회하면서 관련 민원은 종결 처리됐다.

앞서 성락사는 지난 11월 기존 사찰 건물 1층을 리모델링해 2440기 규모의 유골 봉안당을 설치하겠다며 시에 신고를 접수했다.

하지만 봉안당 예정지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인근 아파트 단지와 불과 약 90m 거리에 인접해 있어 주민 반발이 거세게 이어졌다. 주민들은 혐오시설 설치로 인한 주거환경 악화와 교통·소음 문제, 재산권 침해 등을 이유로 반대 서명과 집회,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강력히 반발했다

특히 주민들은 “자연휴양림 인근 납골당은 불승인하면서 수천 명이 거주하는 아파트 바로 옆 시설을 허가하는 것은 이중잣대”라며 양산시를 압박해 왔다.

사찰 측은 법적 기준에 저촉사항이 없다는 입장이었으나, 갈수록 격화되는 주민 반대 여론에 큰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양산시가 주민들의 평온한 주거 환경 보호를 위해 내부적으로 ‘불수리’ 방침을 정하고 이를 구두상으로 사찰 측에 전달한 것도 결정적인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양산시 관계자는 “반대 민원이 예상보다 많았고 갈등이 장기화될 우려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며 “주민들과 충분히 협의하고 검토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 취하를 결정했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이번 철회로 예정됐던 주민 반대 집회도 취소됐으며, 현장에 설치됐던 반대 현수막 등도 대부분 정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행 법령상 봉안당 설치 자체는 재신청이 가능한 사안이어서, 향후 사찰 측의 재추진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 관계자는 “주거지 인근 봉안당 설치는 전례가 별로 없을 만큼 이례적인 사례”라며 “추후 재신청 가능성은 열려 있으나 주민과의 충분한 협의와 공감대 형성이 선행되고 나서 재추진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라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