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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폐지값 뚝…한파에 떨며 하루 2만원 쥔다

폐지수집 노인 이중고

  • 조성우 기자 holycow@kookje.co.kr
  •  |   입력 : 2026-01-29 19:13:35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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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종사자 1048명…증가 추세
- ㎏당 시세 1년새 반토막나 40원
- 기초단체 대부분 市 지원에 의존
- 동래구 차액 지원 예산마저 줄어

연일 영하권 날씨를 기록하는 등 기온이 뚝 떨어져 야외 작업자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최근 폐지 값도 내려 생계를 위해 폐지 수집을 하는 어르신들이 한파와 불황 등 이중고에 신음한다. 부산 16개 구·군 중 유일하게 동래구가 폐지 단가 하락에 따른 차액 보전 사업을 실시하지만, 이마저도 지난해에 비해 예산이 절반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폐지 수집을 하는 권기용 씨가 29일 부산 해운대구 아랫반송로 일원에서 폐지를 줍고 있다. 이날 아침 최저 기온은 영하 3도였고, 부산의 한파는 다음 달 초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29일 오전 10시 부산 해운대구 반송동 한 고물상 앞. 이미 이날 오전 5시에 한 차례 폐지 수집에 나섰던 권용기(77) 씨는 다시 일을 하러 고물상을 들렀다. 고물상 한 켠에 있던 자신의 수레를 꺼내든 권 씨는 곧장 길을 나섰다. 이날 아침 최저 기온은 영하 3도. 연일 계속되는 한파에 하얀 입김이 나올 정도였다.

수레를 끌던 권 씨는 허리를 숙여 폐지를 줍다가도 차가 오면 급히 자리를 비켰다. 위태롭게 일하지만 동네에 남은 폐지가 거의 없어 30분을 넘게 돌아도 고작 박스 몇 장만 주웠다. 그는 “폐지는 이른 새벽이나 밤늦게 나와야 많이 챙길 수 있다”며 “이 일도 하려는 이가 많아 경쟁이 치열하다”고 토로했다.

권 씨가 이렇게 하루종일 일해도 벌어들이는 금액은 푼돈에 불과하다. 가끔 발견하는 고물까지 팔아야 겨우 돈을 버는데, 이마저도 하루 2만 원이 채 안 된다. 사립학교 교직원으로 근무하던 권 씨는 1997년 외환위기 때 일자리를 잃었고, 부산에서 홀로 거주하며 생활고를 겪던 끝에 4년 전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됐다. 폐지 수집이 생계 수단인 것이다.

특히 최근 폐지 시세가 급락, 어려움이 더 크다. 업계에 따르면 이달 기준 부산지역 고물상의 폐지 매입 시세는 ㎏당 40원 수준이다. 지난해 1월은 약 80원이었는데, 최근 경기 불황이 겹치면서 시세가 반토막 났다. 부산 한 고물상 업체를 운영하는 A 씨는 “폐지 시세는 이를 매입하고 압축장비를 가진 제지공장이 사실상 결정하는데 20년 전과 비교해도 계속 저렴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시에 따르면 폐지 수집하는 ‘재활용 수집인’은 부산에만 1048명이다. 1010명이던 2024년에 비해 38명이 늘었으며, 이 중 65세 이상은 967명(92.27%)에 이른다. 장애인은 65세 이상이 140명, 미만이 23명 등 총 163명이다.

시는 재활용품수집인 지원 조례를 통해 실태조사와 안전우의 지원 등 지원사업을 진행한다. 여기에 16개 구·군 중 서·동·부산진·동래·금정·수영구 등은 자체 조례가 있지만 사실상 대부분 시 지원 계획을 따라가는 실정이다. 동래구만 유일하게 폐지 기준 단가(㎏당 60원)에 따른 차액 보전 사업을 벌여 지난해만 4500만 원을 썼으나, 올해는 예산 부족 등으로 사업 규모가 절반으로 줄었다.

관련 지원 조례가 없는 부산 한 기초지자체 관계자는 “시 지원 조례 등을 통해 지원 사업을 하고 있고 그에 따라 기초지자체 예산은 별도로 투입하지 않고 있다”며 “향후 재활용품 수집인 증가 등 지원 필요성 증가를 고려해 조례 제정을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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