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수 진화자재 모래 확보 안돼
- 최근 공장 대형화재 유사 반복
지난달 29일 경남 김해 한림면의 한 비철금속 제조공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가 나흘 만에 진화됐지만, 화재 초기 필수 진화 자재인 모래가 확보되지 않아 초기 대응에 큰 차질을 빚었다. 이로 인해 김해시 특수화재 대응체계의 허점이 도마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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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9일 발생한 김해 비철공장 화재. 경남소방본부 제공 |
경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이 화재는 발생 91시간 만인 2일 오후 1시59분께 완진됐다. 공장 4개 동과 소방차 2대가 전소됐고, 소방서 추산 재산 피해는 21억2000만 원에 달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소방관 1명이 부상을 입었다.
화재 진압에 시간이 오래 걸린 이유는 공장 내부에 알루미늄 약 300t이 적치돼 있었기 때문이다. 알루미늄과 마그네슘 등 비철금속은 물과 접촉할 경우 폭발 위험이 커, 소방당국은 물 대신 모래를 덮어 산소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진화 작업에 나선다. 문제는 이 같은 특수화재에 필수적인 ‘소화사’가 김해에 전혀 비치돼 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달 30일 열린 김해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시민안전과 주요업무 보고에서 송유인 의원은 “마그네슘 공장 화재인데도 김해에는 정작 소화사가 하나도 준비돼 있지 않았다”며 “대응 2단계까지 발령돼 경남·부산 소방 인력이 모두 투입됐지만, 적절한 진화 수단이 없어 불길이 확산되는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화 과정에서 소방차 두 대가 전소될 정도로 상황이 긴박했는데도, 준비 부족으로 초기 대응에 한계가 있었다”며 “김해에 마그네슘 공장과 화학 공장이 많아 이런 화재는 충분히 예측 가능했음에도 대비하지 못한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실제 생림면 일대에서는 2006년 마그네슘 중간처리 공장 화재를 비롯해 비철금속 관련 화재가 여러 차례 발생하며 피해가 이어져 왔다. 그럼에도 비철금속·화학물질 취급 공장에 대한 화재 유형별 대응 자재 확보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송 의원은 “소화사를 소방서가 보관해야 하는지, 지자체가 책임져야 하는지조차 정리돼 있지 않다”며 “관내 화학물질·특수위험물 취급 공장을 전수 점검하고, 화재 유형별로 필요한 소화사 물량과 관리 기준을 명확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병관 김해시 시민안전국장은 “마그네슘 화재에 사용되는 마른 모래는 조금이라도 물기가 있으면 안 돼 보관 자체가 쉽지 않다. 당시 김해에는 소화사가 없어 밀양 등 인근 지역에서 공수했고, 행정안전부에서도 경남도를 통해 전국적으로 찾았지만 물량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보관 문제를 포함해 소방서와 협의해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