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朴시장 “자치·재정권 보장없다
- 무리한 추진은 권력남용” 주장
- 朴 제안 2028통합로드맵에도
- 구체적 확보방안 담기지 않아
박형준 부산시장이 전남광주 행정통합 특별법의 국회 강행 처리에 강하게 반발하며 재정권과 자치권 보장 없는 통합은 오히려 지역 발전을 저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작 박 시장이 발표한 2028년 행정통합 로드맵에 앞서 재정권과 자치권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계획은 뚜렷하지 않아 비판의 설득력이 반감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국회 처리에서 충남대전과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은 보류된 반면, 부산경남은 논의 테이블 자체에서 아예 제외되며 사실상 소외됐다는 점 역시 박 시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는다.
■“살찐 초등생 만드는 격”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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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형준(왼쪽), 박완수 |
박 시장은 24일 브리핑에서 “주민 의사도 제대로 묻지 않고 무리하게 통합을 강행하는 것은 단순한 무책임을 넘어 권력 남용”이라고 했다. 특히 이번 특별법 내용을 검토한 결과 “통합의 혜택보다 비용이 훨씬 더 크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해당 법이 부산경남 통합의 기준점이 될 경우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 시장이 지적한 핵심 문제는 크게 세 가지다. 먼저 재정권과 관련해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최소 6 대 4 수준으로 개선한다는 명시적 규정이 없다는 점을 꼬집었다. 그는 “권한도 돈도 없으면서 덩치만 키워놓은 것은 살찐 초등학생을 만드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자치 조직권과 인사권, 국토 이용권, 상수도 보호구역, 그린벨트 관련 권한이 여전히 중앙정부에 묶여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아울러 정부가 언급한 연간 5조 원 지원에 “근거 규정이 없는 예산은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자치·재정권 확보 전략 안 보여
그러나 박 시장이 지난달 28일 2028년 행정통합 로드맵을 발표했으나 그 전제가 되는 재정권·자치권 확보 방안에서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점은 짚어야 할 대목이다.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이 거듭 이어지자 박 시장은 “주민투표 후 특별법을 내놓겠다” “이번 통합법 강행에 반대하는 것도 투쟁의 과정” “통합 기본법을 만들자”는 원론적 답변을 반복했다.
박 시장 스스로도 “행정권한이나 재정권 중 무엇 하나 내놓은 것이 없다. 대통령의 무책임에 깊은 비애감을 느낀다”면서도 그것을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지에 대한 방안은 제시하지 못했다. 재정권·자치권 확보 없이는 통합이 무의미하다고 비판하면서도, 정작 그 확보 경로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2028년 통합 로드맵을 내놓은 셈이다.
질문이 이어지자 박 시장은 “행정통합은 전남광주가 이미 시작했기 때문에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통합이 된 다음에 선거를 치르겠지만 그 다음에 여러 문제들이 나타날 것”이라며 전남광주 통합 이후 드러날 문제점을 개선해 제대로 된 특별법을 만들겠다는 수준에 그쳤다.
■경남도 “알맹이 없는 껍데기” 동조
경남도 역시 박 시장이 밝힌 입장과 다르지 않았다. 도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통합특별법안이 실질적인 자립을 보장하지 못하는 알맹이 없는 껍데기”라고 비판했다. 그 근거로 우선 지방분권 본질인 자치입법권 실종을 내세웠다. 도는 법사위를 통과한 통합특별법에는 조례 제정 때 중앙부처의 사전 협의·동의 절차를 그대로 둬 지역 스스로의 정책 결정을 가로막는 과거의 관행을 답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국세의 지방세 이전 등 항구적인 세수 확보 방안의 일괄 삭제, 자주재정권이 상실된 실속 없는 통합이라고 지적했다. 또 인사·조직 자율운영 분야에선 총액인건비 배제 등이 반영되지 않아 여전히 손발이 묶였다고 주장하거나 대형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조항이 빠져 지역 설계권이 박탈된 종속적 통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그 방안으로는 정부가 권한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점만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