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경계선 지능인 지원법 표류…컨트롤타워 설립 급선무

경계에 선 사람들 <4>잠자는 법안들

  •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  |   입력 : 2026-03-15 19:19:34
  •  |   본지 1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법안 대부분 교육에 초점
- 교육·복지부 등 정보 칸막이
- “아이 자라면 지원도 사라져”
- 성인기 대책 조항 보강해야

- 중앙·지역센터 구축 이상적
- 부산시 2028년 설치 목표
- “국비 투입 근거 마련 절실”
- 전문가 키워 안전망 강화를

경계선 지능인을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하려면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 경계선 지능인 관련 법안은 21, 22대 국회에서 총 14건이 발의됐다. 하지만 아직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은 하나도 없다. 법적 근거가 없으니 종합적 지원이 불가능해 경계선 지능인의 교육이나 사회 진입을 위한 노력은 개인이 부담할 수밖에 없다.
부산의 느린 학습자 커뮤니티 ‘온자람’이 행사에서 경계선 지능인 인식 개선 활동을 하고 있다. 온자람, 아다지오 제공
■지원 법안, 특정 기간에 집중

발의된 법안을 살펴보면 대부분 경계선 지능인 지원에 중심을 둔다. 차이를 꼽으라면 생애주기별로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시기가 다르다는 점이다. ‘경계선 지능인 평생교육 지원법안(홍기원 의원 등 13인)’은 복지적 접근보다 ‘평생 학습권’ 보장에 초점을 맞춘 특화 법안이다. 학교 졸업 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성인을 위한 전용 평생교육 기관을 설립하거나 지정할 수 있는 근거를 명확히 했다. 사회성 훈련, 기초 직무 교육 등 맞춤형 커리큘럼 운영도 법적으로 보장한다. 하지만 교육에 치중돼 있어 실제 고용 현장에서 발생하는 차별이나 임금 보조, 의료 지원 등 복지 서비스 전반을 지원하는 데 한계가 있다.

‘경계선 지능인 지원에 관한 법률안(김희정 의원 등 27인)’은 학령기 교육과 조기 개입에 비중을 두고 있다. 영유아와 아동기에 경계선 지능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선별 검사 지원 방안이 구체적이다. 또 학교 교육과 사회복지 시스템을 연결하는 생애주기별 관리를 강조해 교육 현장의 변화를 도모한다. 하지만 이 법안 역시 학령기 지원에 집중돼 졸업 후 성인 경계선 지능인의 경제적 자립이나 장기적 주거 지원에 대한 대책 비중은 작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경계선 지능인에 대한 가족의 돌봄 부담이 크기 때문에 가족 지원 내용도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부모 교육, 심리 상담, 임시 돌봄 서비스 등 가족 전체의 건강성을 유지할 수 있는 조항이 보강돼야 한다는 것이다.

■컨트롤타워 설립 필요

경계선 지능인 지원의 가장 큰 문제에 관해 대다수 부모들은 “아이가 자라면 지원도 사라진다”고 입을 모은다. 학령기에는 학습 지원이므로 교육부, 성인기는 자립을 위한 일자리 지원이므로 보건복지부나 고용노동부로 지원 책임이 넘어간다. 이 과정에서 부처 간 정보가 공유되지 않아 지원이 끊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컨트롤타워가 설립된다면 생애주기별 데이터를 관리하며 지원의 연속성을 보장할 수 있다. 부처 간 책임 떠넘기기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것이다. 부산연구원 박주홍 책임연구위원은 “경계선 지능인을 자녀로 둔 부모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컨트롤타워 설립이다”며 “원스톱으로 자녀나 자신의 상태를 말하고 한 곳에서 필요한 도움을 모두 받을 수 있다면 큰 힘이 된다”고 밝혔다. 이어 박 책임연구위원은 “컨트롤타워는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물기 위해 국무총리실 산하에 만들거나 범부처 통합 위원회 형태가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박 책임연구위원은 정신보건 사회복지사로 정신과 병동에서 19년 근무하면서 경계선 지능인을 접하고 경계선 지능에 대해 알게 됐다.

컨트롤타워의 역할은 다양하다. 촘촘한 안전망을 구축해 지역의 경계선 지능인이 지원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대비할 수 있다. 중앙의 센터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지역센터가 가동된다면 효율적인 전달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경계선 지능인이나 가족은 교육뿐만 아니라 생활의 어려움이 생겼을 때 즉시 인근에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특히 최근 고도화하는 온라인 범죄에 대응할 수 있는 교육도 가능하다.

중앙의 컨트롤타워와 지역별 센터 구축이 이상적이지만 현재 관련 법률이 없어, 부산시는 일단 자체적인 통합지원센터 설립을 우선 추진한다. 2028년 센터 설치를 목표로, 경계선 지능인 발굴과 지원, 생애주기별 사례 관리 등을 통합적으로 담당할 계획이다. 시 복지정책과 오유경 사회복지정책팀장은 “부산시 통합지원센터 건립은 인력과 예산이 수반돼야 한다는 점에서 모두 시비로 한다면 지방정부 재정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국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 빨리 관련 법률을 제정하고, 정부의 소관 부처를 일원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계선 지능인 지원을 체계적으로 하려면 전문가도 필요하다. 특수교육 전공자 중에서 경계선 지능인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도움을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전문가 자격 인증과 양성 기능이 컨트롤타워에 포함돼야 한다. 컨트롤타워 설립이 필요한 이유는 여기에도 있다.

이밖에 전문가들은 범죄와 연루된 일이 생겼을 때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장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경계선 지능인

지적장애(IQ 70 이하)는 아니지만 평균 지능(IQ 85 이상)에 미치지 못하며, 인지·학습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말한다.

※제작지원 : BNK부산은행

-끝-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이 대통령, 부캉이 보러 북항 방문…전재수 ‘돔 아레나’ 건의
  2. 2조용히 작품의 중심 잡아주던 사람…‘영원한 별’ 안성기 추억하다
  3. 3중리해변 흉물 알박기 텐트, 민원 쏟아져도 시늉뿐인 단속
  4. 4市 기관장 하세월 임명절차…청문 통과해도 공백
  5. 5“북극항로 가능성, 시범운항서 확인”(종합)
  6. 6닻 올린 HMM 부산시대…5년간 15조·2만 명 고용 효과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사설] 비타민이라 속여 주사맞혔나…진실 규명 시급하다
  9. 9공공기관 이전 연내 발표…“산은·금감원 반드시 부산 와야”
  10. 10인천 대형마트 상가 50대 남성 흉기 난동…1명 심정지·7명 부상(종합)
  1. 1이 대통령, 부캉이 보러 북항 방문…전재수 ‘돔 아레나’ 건의
  2. 2“북극항로 가능성, 시범운항서 확인”(종합)
  3. 3이헌승 “국제신문 100억대 체임 구속사유”…장관 “엄정 대응”
  4. 4김민석, 주진우 겨냥 “막말 땐 자격 정지 추진”
  5. 5與, 신천지 가입 정황 확인…후속 조치 주목(종합)
  6. 6KTX·SRT 통합, 이재용·최태원 증인채택 두고 여야 신경전
  7. 7李대통령 “늘어난 청소년 자살률…학업문제 등 강력한 대책 찾아야”
  8. 8강경화 “한미 협의 쉽지 않아” 시인…국힘 “정부, 혈맥 막혔는데 뭐하나”(종합)
  9. 9“부산 情 담은 뮤지컬 ‘당신만이’를 관광 콘텐츠로”
  10. 10국힘 ‘골프 특검법’ 예고하며 공세…주진우 ‘명 끊을 때’ 댓글에 與 격분
  1. 1市 기관장 하세월 임명절차…청문 통과해도 공백
  2. 2닻 올린 HMM 부산시대…5년간 15조·2만 명 고용 효과
  3. 3공공기관 이전 연내 발표…“산은·금감원 반드시 부산 와야”
  4. 4해양·파생특화 넘어 디지털금융으로…부산 금융도시 고도화
  5. 5해수장관 “내년 북극 시범운항 車운반선 등 확대”(종합)
  6. 6고리 3·4호기 계속운전 심사 개시…사고관리계획서도 상정(종합)
  7. 7반도체주 추락에 5%대 급락…코스피 간신히 6000선 방어(종합)
  8. 8광고산업 수도권 집중 심화…“지역업체 살려야”
  9. 9주가지수- 2026년 10월 13일
  10. 10부산이 원했던 금융위원회, 결국 세종으로 간다…지역 반발 거셀 듯
  1. 1중리해변 흉물 알박기 텐트, 민원 쏟아져도 시늉뿐인 단속
  2. 2인천 대형마트 상가 50대 남성 흉기 난동…1명 심정지·7명 부상(종합)
  3. 3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4일
  4. 4정신건강복지법 개정 갈등 심화…부산지역 심리학과 등 시국선언
  5. 5출처불명 선박 ‘뒷기름’ 40억 원어치 유통업자 집유 2년
  6. 6동명대 스마트해양, 신라대 AI웰라이프, 고신대 AI헬스케어
  7. 7고영삼의 인생 이모작…한 번 더 현역 <87> 배우 강석우
  8. 8부산외고 학생들, 독립운동가 후손 초청 감사제
  9. 9“창원시민 필요한 사업 100개 추진할 것”
  10. 10단일 고분자반도체 3진 논리 소자 개발
  1. 1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2. 2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3. 3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4. 4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5. 5프로야구 한화, 신임 사령탑으로 류지현 국가대표 감독과 계약
  6. 6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7. 7어깨 부상 김우민, 수술 대신 재활로
  8. 8최동원 어린이 야구교실, 출범 11년 만에 프로선수 배출
  9. 9롯데, 신인 전원 계약…유망주 박근서 3억에
  10. 10차준환, 이번 시즌 국가대표·대회 출전 중단…서울시청과도 결별
우리은행
고영삼의 인생 이모작…한 번 더 현역
배우 강석우
주 13.7시간 노동의 덫
“복지시설 몇 년 일했지만 퇴직금 0원”…공공부문도 꼼수 채용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