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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판결에도 하급심 다른 판단…택시 기사 최저임금 소송에 혼선

부산에서만 유사 소송 381건

  •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  |   입력 : 2026-04-28 19:28:35
  •  |   본지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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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례조항 탓 판사마다 엇갈려

대법원 전원합의체(전합) 판결이 존재하는 사안임에도 택시 기사의 최저임금을 둘러싼 소송이 판사마다 판단을 달리해 택시업계·법조계의 혼선이 점차 가중한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행정1-2부(문춘언 부장판사)는 부산택시운송사업조합이 부산노동청을 상대로 낸 단체협약 시정명령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발단은 부산 택시노사가 맺은 2018년 단협이다. 양측은 소정근로시간을 40분 줄이는 데 합의했다. 이에 대해 노동청은 근로 시간·형태 변화 없는 단축은 최저임금법 회피라며 시정을 요구했다.

법원에는 유사 소송이 가득하다. 부산만 해도 이날 기준 381건의 관련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최저임금 특례조항에서 비롯된 다툼들이다. 택시는 사납금제가 기본이다. 기사가 번 돈 일부는 회사가, 나머지(초과운송수입)는 기사가 갖는다. 기본급은 별도다. 그런데 2009년 시행된 특례조항상 초과운송수입은 최저임금 산정에서 빠진다. 소정근로시간이 줄면 시간당 임금이 올라 최저임금 기준에 충족된다. 기사 입장에선 영업력이 좋은 일부를 뺀 대부분에게 임금 감소와 같은 터라 소송이 벌어졌다.

소송은 2019년부터 크게 늘었다. 근무형태나 운전시간이 바뀌지 않았다면 법 회피라는 대법원 전합 판결이 나온 것. 뒤따르는 재판은 기사 승소가 보장된 셈이었다. 그러자 법조계가 과열됐다.

소송이 늘면서 대법원에서도 판단 요건을 구체화하는 판례들이 더해졌다. 노사 합의로 단축한 사정을 종합적으로 판단(2024년 1월), 시간 단축의 비율·빈도·급격성 고려(2024년 5월) 등이다. 여기에 조합은 소정근로시간을 줄일 때 사납금 인상 폭도 함께 줄였다는 등 논리를 보완해 왔다. 결국 전합 판례가 무색하게도 판사마다 판단이 엇갈리는 희한한 상황이 빚어졌다. 이번 소송에서는 ‘소정근로시간 산정에 영업 준비시간까지 포함하는 등 법 회피 시도가 엿보인다’는 판단이 나왔다. 반면 2024년 부산고법에선 조합 논리인 ‘사납금 인상 폭 감경’이 받아들여져 기사들이 줄줄이 패소했다.

금속노조 법률원 김두현 변호사는 “판사마다 판단이 오락가락한 건 ‘노사 합의로 최저임금을 정한 것이라 문제가 없다’는 직관적 판단이 들 수 있어서다. 이런 사정을 감안한 전합 판단이지만 너무 많은 소송이 제기돼 직관적인 판례가 나오고 있다”며 “전합 판결 뒤 노사가 중지를 모으지 않고 과잉된 법조계가 소송만으로 사안을 해결하려 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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