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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노’가 일베어? 방언학자들 “전통 영남 사투리 맞다카이”

거제 출신 걸그룹 발언 갑론을박…정치권까지 혐오표현 여부 논란

  • 조성우 기자 holycow@kookje.co.kr
  •  |   입력 : 2026-07-06 19:36:17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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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걸그룹 멤버의 “무섭노” 발언의 사투리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이는 가운데, 해당 발언이 극우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식 표현이라고 주장한 한 지역 방송국 PD의 SNS 게시글. SNS 캡처
- 의문사와 함께 쓰는 것이 맞지만
- 젊은세대 어색한 오남용 지적도

인기 걸그룹의 멤버가 유튜브 영상에 출연해 말한 경상도 사투리를 두고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식’ 어투라는 주장이 제기돼 갑론을박이 이어진다. 유력 정치인이 이를 언급하면서 논란이 정치권으로까지 확산하는데, 방언학자들은 해당 표현이 동남방언이 맞다고 봤다. 다만 일부 학자는 어미에 붙는 ‘노’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부자연스럽게 사용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6일 인기 걸그룹의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된 한 영상을 보면, 이 채널 PD와 가수 A 씨가 아무도 없는 방에서 소리가 들리자 각각 ‘무섭노’라고 발언하는 장면이 나온다. PD가 먼저 “무섭노”라고 하자, A 씨가 “무섭노. 조명부터 무서운데”라고 답했다. A 씨는 경남 거제 출신이다.

논란은 이들의 대화를 두고 극우 커뮤니티인 일베의 혐오 표현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부터 시작됐다. 지난 1일 한 지역 방송국 PD는 본인 SNS를 통해 “거제 네이티브 청년도 사투리 ‘노’와 일베식 ‘노’를 구분하지 못하고 쓴다는 게 같은 사투리 사용자로서 안타깝다”고 주장했다. 이 PD는 부산 출신으로 알려졌다.

커뮤니티 등지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경상도 사투리가 맞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과도한 사상검증이라는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논란은 정치권까지 확산했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는 6일 SNS에서 “의문문에 ‘노’를 붙여 사용하는 것은 경상도 말 용법에 맞냐 아니냐가 아니라 고 노무현 대통령을 조롱하고 폄훼하는 잘못된 행위임을 분명히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SNS에서 “해당 연예인은 전혀 조국 전 대표가 몰아가는 의도로 ‘노’라는 말끝을 붙이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냥 경상도 사람이 경상도 사투리 쓴 것”이라고 맞섰다.

방언학자들은 논란의 발언을 두고 경상도 방언이 맞다고 판단한다. 과거 국립국어원장을 지낸 경북대 이상규(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는 “‘어디 가는가’와 ‘어디 가는고’처럼 의문사가 있는 경우는 ‘나’와 대응하는 ‘노’가 있다”며 “‘무섭노’라는 말은 전통적인 영남 방언”이라고 말했다. 부산 최초 방언 박사이자 지역어(사투리) 관련 논문과 책을 여러 편 펴낸 이근열 박사 역시 ‘무섭노’가 방언이 맞다고 봤다.

다만 이 박사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노’가 남용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요즘 젊은이들이 의문사 있는 체언에 주로 붙는 ‘고’와 용언에 쓰이는 ‘노’를 구분하지 않는다”며 “가령 ‘재밌노’ 같은 표현은 원래 그렇게 사용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일반적인 ‘노’의 용법은 대개 용언에 가깝게 붙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말놀이 문화를 일베 용어로까지 규정할 수 있는진 모르겠으나 ‘노’가 의문사도 없이 너무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경향이 젊은 세대에게서 보인다”며 “시대에 따른 자연스러운 문화라기보다는 경상도 방언을 희화화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언 여부를 떠나서 혐오와 배제 등이 담긴 요즘 말놀이 문화를 다층적인 관점에서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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