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어 학급 격무에 교사들 기피
- 학부모는 학습권 침해 전학 고려
외국인 노동자의 증가와 함께 이른바 다문화학생 등 이주배경학생이 서부산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교사가 밀집 학교 근무를 기피하고 일반 학생이 이탈하는 등 신종 교육격차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부산시교육청 교육정책연구소의 연구보고서를 보면 부산의 전체 학생 수는 감소하는 한편 이주배경(다문화) 학생 및 중도입국 청소년 수는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2023년 33만4205명이었던 관내 학생 수는 2025년 32만1732명으로 내려앉아 2년새 1만 명 넘게 감소했다. 반면 이주배경학생과 중도입국 청소년 수는 2023년 7394명에서 2025년 8001명으로 8% 이상 늘었다.
이들 학생이 특정 지역에 집중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전체 이주배경학생 8001명 중 18.2%에 해당하는 1454명은 북·사상구에 밀집돼 있었다. 북구는 관내 학생 2만1108명 중 610명(2.9%), 사상구는 1만1570명 중 844명(7.3%)으로 전체 평균 2.5%(32만1732명 중 8001명)를 뛰어넘었다. 사상구 B 초등학교는 104명 중 52명이 이주배경학생으로 절반에 달했다. 강서구는 2만576명 중 454명(2.2%)으로 평균보다는 낮았지만 특정 학교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었다. 강서구 A 초등학교는 재학생 19명 중 11명이 이주배경학생으로 한국인 학생보다 많았다. 서부산 공단 지역에 외국인 노동자가 증가하며 이주배경학생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장 교사들은 정상적인 교육 과정 운영이 불가능할 정도라고 호소한다. 한국어 소통이 서툰 중도입국 학생이 늘면서 수업 이해도가 현저히 떨어지고, 학부모와의 소통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주배경학생 밀집학교의 한 교사는 “이주배경학생 중에 한국어가 안 되는 친구는 국어나 수학 시간을 따로 빼 수업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다”며 “학부모와 일상 소통은 돼도 심도 있는 진로 지도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주배경학생에게 한국어·한국문화 등을 집중교육하는 한국어학급이 있지만 이 역시 현실은 녹록지 않다. 한국어학급 운영의 질을 좌우하는 교사 수급 구조가 매우 취약하기 때문이다. 한국어학급 담당은 KSL(한국어능력) 교육 역량을 요구하고 있음에도 실제로 현장에선 승진 가산점을 목적으로 하거나 비자발적으로 배치되는 사례가 많았다. 한 교사는 “의사소통이 안 되면 접근하기 진짜 힘든 게 한국어학급이다. 다시는 맡지 않을 생각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밀집 학교에 대한 교사들의 근무 기피 현상이 심화하고, 일부 학부모 사이에선 학습권 침해나 적응 문제를 우려해 전학을 고민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파행을 막기 위해 한국어학급 담당 교사에게만 개인의 역량을 전가하는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교육청 교육정책연구소 관계자는 “담당 교사의 직무 적응을 돕는 교육 지원과 공적 아카이브 구축으로 진입 장벽을 낮추는 한편, 교사의 기피 현상을 줄일 수 있는 실질적인 유인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특정 학교에만 이주배경학생 교육 부담이 집중되는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한국어학급이 없는 인근 학교 학생까지 수용하는 ‘지역거점형 한국어학급’을 온·오프라인 병행 방식으로 재설계하고 교육청과 지자체, 지역 대학이 연계한 통합 지원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