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상 37.8명·영도 36.2명 기록
- 10~14세 작년 7.4명으로 급증
전국적으로 자살률이 전년 대비 하락세를 기록한 가운데 부산은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14세 청소년 자살률은 전국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아 우려가 깊어진다.
11일 국가데이터처의 지난해 사망원인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부산의 자살자 수는 968명으로 집계됐다.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은 29.9명으로 17개 시·도 중 6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국적인 자살률은 2024년 대비 하락세를 나타냈다. 전국 평균이 1.3명 줄어든 27.8명으로 집계되는 한편 전북이 5.7명 감소하며 감소폭이 가장 컸다. 부산은 전년 대비 0.4명 감소하는 데 그치며 사실상 제자리걸음이었고, 전국 평균인 27.8명보다 2.1명 더 많았다. 전국 자살률 순위도 지난해 10위에서 올해 6위로 악화됐다. 8개 특별·광역시 중에선 30.9명을 기록하며 1위를 기록한 대전에 이어 2위였다.
이는 원도심과 서부산권 일부 지역의 높은 자살률이 전체 수치를 끌어올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모수가 적어 비교가 어려운 중구를 제외하면 구·군별로는 사상구가 인구 10만 명당 37.8명을 기록해 가장 많았다. 36.2명을 기록한 영도구와 35.5명으로 집계된 연제구가 뒤를 이었다. 전년 대비 증감 폭은 동구가 9.9명 증가로 가장 많았다. 사상구는 6.3명, 연제구는 6.2명이 증가하며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서구는 전년 대비 17.3명이 급감하며 16개 구·군 중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됐다. 금정구도 7.8명 감소한 32.3명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청소년층은 적신호가 켜졌다. 10~14세 자살률은 2021년 4.6명에서 지난해 7.4명으로 급증해 전국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15~19세 자살률 역시 2021년 5.9명에서 지난해는 15.6명으로 5년 새 2.6배 급증했다. 55~59세 중장년층의 자살률도 2021년 27.2명에서 지난해 41.2명으로 큰 폭으로 늘었다. 사망자도 75명에서 110명으로 35명이 증가했다.
자살률이 다시 상승세를 보이자 부산시는 올해를 생명존중 원년으로 선포하고 고위험군 조기발견과 선제적 예방을 강화하는 통합적 자살예방대책을 수립했다. 특히 구·군 자살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예방사업을 추진하고, 주요 위험요인별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자살률 급증의 주된 원인을 여고생 집단 사망 사건에 따른 ‘베르테르 효과’로 꼽고 있다. 이를 계기로 초중고 상담사 100% 배치, 위클래스(Wee class) 조기 구축, 변증법적 행동치료(DBT) 지원 등 긴급 대응책을 가동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작년 학생 집단 사망 사건 등의 여파로 지표가 악화됐다”며 “조기 개입과 마음건강 회복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육당국의 진단을 두고 현장에서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당국의 설명과 달리 통계상 자살률 증가세가 가장 가파른 연령대는 10~14세기 때문이다. 단발성 사건에 따른 모방 심리로 치부하기엔 청소년의 정서적 고립과 마음건강 위기가 이미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여성가족과 평생교육진흥원 조경미 연구위원은 “진단이나 치료 위주의 사후 대응에서 벗어나 일상 속 관계망과 보편적 마음건강 회복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문가들은 부산의 사회·경제적 특성이 자살 문제에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민생정책연구소 박민성 부소장은 “노인의 고립이 심화하면서 자살률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며 “장년층의 경제·사회적 위기가 가족의 위기로 이어지고 다시 아동·청소년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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